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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이대목동 사건은 의료시스템 탓"… 유족 "과실 많은데 잘못 인정 안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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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협 규탄 집회 논란


[ 이지현/임락근 기자 ]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 관련 의료진이 지난 4일 구속되자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의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의료 시스템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임기를 시작하는 최대집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8일 서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의료계 대표자 규탄대회를 열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사제를 여러 번 나눠 쓰도록 잘못된 건강보험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나쁜 제도를 방치해 문제가 생겼는데 담당의사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동네의원에서 100㏄짜리 주사용 증류수 한 병을 열어 쓰고 남은 20~30㏄를 버린 뒤 한 병으로 청구하면 나머지 분량은 삭감당하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부산 경기 등 각 시·도 의사회장 및 회원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의료행위가 ‘교도소 담벼락을 걷는 것’에 비유된다”며 “매년 4만 건의 의료사고가 신고되는데 관련 의사를 모두 범죄자 취급하면 의사들은 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사건 조사에 의료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료사고특례법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숨진 신생아 치료를 맡았던 의료진이 주사제 한 병을 여러 신생아에게 나눠 쓰는 관행을 방치해 감염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 1994년 복지부가 쓰고 남은 주사제를 버리면 버린 양까지 보험을 적용해주는 것으로 행정지침을 바꿨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그러나 실제로는 버린 주사제 비용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반발에 조성철 유가족 대표는 “경찰 수사로 밝혀진 과실이 많은데도 의료진과 병원은 한 번도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지현/임락근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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