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 모집에 6940억원 매수주문
발행금액 최대 1500억원까지 늘리는 것 검토
≪이 기사는 04월06일(15: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건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모집액의 8배가 넘는 투자수요가 몰렸다. 수요예측(사전 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이 3년 만기 회사채 8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694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8.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8.68대1은 2012년 4월 수요예측 제도 시행 이후 건설사들이 찍은 공모 회사채 경쟁률 중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8월 롯데건설이 세운 7.28대1이었다.
SK건설은 풍부한 수요가 몰리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15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로 매수주문을 넣으면서 발행금리도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사는 희망했던 범위보다 0.7%포인트가량 낮은 연 3.98%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찍기로 잠정 결정했다. SK건설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7번째로 높은 ‘A-’(안정적)다.
꾸준한 수익성 개선에 재무구조가 안정화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SK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2015년 흑자전환(109억원) 이후 이익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4년 이후 저유가로 인한 해외 플랜트건설 수주 감소로 신규 수주규모가 줄었지만, 국내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 건축사업 비중을 늘리고 SK그룹 계열사들의 공장 신·증설공사를 지속적으로 맡아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2014년 48.3배였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지난해 말 4.3배로 떨어지는 등 차입부담도 크게 줄었다.
최근 반도체산업 호황 속에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SK건설은 2016년 SK하이닉스로부터 약 5000억원 규모 공사 수주를 받았는데 지난해엔 이 규모가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연 4%에 가까운 금리 매력이 부각됐다”며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여러 기관투자가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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