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통상전쟁까지 불안한 證市
불확실성 다 노출됐다는 긍정적 시각도
北核 난제 해결돼 경제도 주가도 좋아지길
이상진 < 신영자산운용 고문 >
ㄴ올해 들어 시장을 상대하기가 점점 난감해지고 있다. ‘시세’는 여전히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쪽에 있는데 ‘추세’는 오락가락하고 ‘대세’는 언제라도 안드로메다(?)로 갈 것 같은 불안감이 커진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쟁이나 북·미 정상회담 같은 ‘서프라이즈’가 툭툭 터지니 ‘운세’마저 종잡을 수 없다. 시세와 추세, 대세나 운세 중 하나라도 궁합이 맞아야 ‘일용할 양식’이 나오는 법. 요즘처럼 이 네 가지가 뒤죽박죽 섞여 있으면 기본인 영점사격(?)부터 어려워진다.
일단 각종 ‘썰(?)’들을 정리해 보자. 월가는 금융위기 이후 8년이나 지속된 기술주 중심의 상승장이 이제 끝물이라는 분위기다. 여기에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금리 인상도 부정적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쟁이 불안지수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다우지수가 ‘고(高)평가’돼 어떤 형태든 조정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올 들어 자충수도 한몫하고 있지만 나스닥 기술주들이 출렁거리는 것은 성장 기대와 실제 실적의 괴리에 대한 갈등이다.
유럽연합(EU)은 영국과의 이혼을 상처 없이 끝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지난번 총선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 약화와 유럽 각국의 우익 포퓰리즘 득세로 앞날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본격적인 황제 체제를 굳히면서 근육 자랑을 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힘을 앞세우며 양보할 생각이 없다. 역사의 우연인지 필연인지 세계 4대 강국이 ‘극우’로 구성된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최근 시장이 작은 ‘노이즈’에도 화들짝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투자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미국의 한 투자전략가는 인구구조와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근거로 2008년 이후 시작된 미국 증시의 대세 상승은 25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믿거나 말거나’ 미국 증시는 지금 대세 상승 시장의 겨우 3분의 1 정도를 지난 것이다. 올 들어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진 것은 대세 상승장에 흔히 나타나는 조정이라고 진단한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모두(?) 노출됐기 때문에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세계 경제와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통상전쟁은 결국 미·중 간 샅바 싸움의 단막극에 불과하고 둘째, 북·미 정상회담은 사실상 비즈니스맨 사이의 조건 문제지 사상이나 종교적 색채가 없다. 따라서 중동 문제보다 차라리 풀기가 쉽다. 셋째, 4대 강국이 극우로 바뀐 것은 국내외 경제적 갈등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경제가 흔들리면 체제 유지가 어려워진다. 당연히 ‘경제 안정’이 최우선이다. 이 덕분에 국제관계도 견제와 균형으로 중소국들의 공간이 확보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약방의 감초처럼 불거지는 미국 금리 인상은 누차 강조하지만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의 이면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긍정적인 요소가 부정적인 요소보다 우위에 있는 국면이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와 증시는 어떻게 될까. 시세·추세·대세 전문가는 넘쳤으니 각설하고 복걸복 운세를 ‘엉터리 주역’으로 풀이해 봤다. 주변 4대 강국은 힘 센 양(陽)이니 중·러를 상괘(上卦)의 2양으로 미·일을 하괘(下卦)의 2양으로 놓고 남북한을 그 사이에 낀 2음(陰)으로 간주하면 중부괘(中孚卦)가 되고 6효(爻)를 겸(兼)획하면 이괘(離卦)가 된다. 괘상(卦象)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중부괘는 믿음이고 이괘는 밝음이다. 또 세상만사 양은 음과 합쳐야 제구실을 한다. 4양이 제아무리 힘이 좋아도 한반도에서만큼은 우리와 화합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상(象)이다. 또 중부(中孚)는 가운데가 텅 빈 배의 모양이다. 단사(彖辭)가 이섭대천(利涉大川)이다. 남북한이 믿음을 바탕으로 핵 문제라는 어려운 강을 건너면 한반도의 미래는 아주 밝다는 괘(?)다. 그렇게 되면 경제도 주가도 덩달아 좋아질 운세다.
북핵 문제가 낙관만 할 수는 없기에 긴장을 풀자고 지어낸 얘기다. 그래도 그렇게 되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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