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임원 연봉 공개
주요기업 CEO 작년 연봉 분석
윤부근·신종균 등 '톱 3' 모두 삼성전자 CEO
LG 혁신 주도 조성진 부회장 80% 뛴 25억
정몽구 80억·구본무 63억·최태원 20억원
대기업 오너 연봉도 실적따라 등락 엇갈려
[ 좌동욱/김보형/박상용 기자 ]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3년 연속으로 ‘샐러리맨 연봉 킹(king)’에 올랐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SK, LG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두둑한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조선, 중공업 등 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 경영진의 월급봉투는 눈에 띄게 얇아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상장사들은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2일 금융감독원에 일제히 사업보고서를 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43억8100만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2015년(149억5400만원)보다 63% 늘어났다. 올해 전문경영인뿐 아니라 오너 경영인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2016년보다 3.6배 증가한 수준이다.
상여금(225억4100만원)이 일반 급여(18억4000만원)의 12배였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53조6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83% 급증했다. 권 회장이 총괄한 반도체·부품(DS)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7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전문경영인 가운데 연봉 1~3위를 모두 휩쓸었다. 소비자가전(CE)부문을 총괄한 윤부근 부회장이 76억6900만원, 휴대폰과 네트워크사업부(IM)를 이끄는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은 84억27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실적이 좋지 못했던 현대자동차 경영진은 연봉이 대체로 줄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 연봉이 2016년 9억6800만원에서 지난해 7억9900만원으로 1억6900만원 줄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1억2200만원 감소한 7억9000만원을 받았다.
SK그룹에선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진 SK하이닉스 경영진의 연봉이 많이 올랐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연봉은 2억4400만원 늘어난 18억9300만원이었다.
LG그룹 혁신을 주도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연봉은 2016년 14억1800만원에서 지난해 25억2500만원으로 80%(11억700만원) 뛰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32억4400만원)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21억3300만원)의 연봉 변동은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다.
연봉 ‘톱10’ 전문경영인 중 삼성 경영진이 4명으로 전체의 40%였다. SK그룹과 LG그룹 경영진이 3명씩 차지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봉은 2016년 16억4200만원에서 2017년 24억7300만원으로 8억3100만원 증가했다. 이에 비해 황창규 KT 회장은 전년보다 1억원 가까이 줄어든 23억5800만원을 받았다.
대기업 오너 경영자들의 연봉도 증감이 엇갈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보다 10억원가량 줄어든 80억1000만원을 받았다. 반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5억여원 증가한 63억30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연봉은 전년보다 5억원 가까이 늘어난 20억원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케미칼에서만 50억4200만원을 받는 등 7개 관계사에서 총 152억3300만원을 수령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성과에 따른 상여금만 84억3200만원을 받아 총 연봉이 109억1924만원에 달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주)GS와 GS건설 등에서 전년보다 1억3300만원 줄어든 73억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재판으로 회사 경영에 거의 관여하지 못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봉은 8억4700만원이었다.
좌동욱/김보형/박상용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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