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유럽 점유율 역전
램시마 52% vs 레미케이드 46%
"셀트리온 브랜드 가치 매우 높아져"
트룩시마도 유럽 공략 가속화
허쥬마도 2분기 대규모 입찰 목표
램시마SC도 내년 정식 출시
[ 전예진 기자 ]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를 뛰어넘은 것은 제약업계에서 획기적인 일로 평가된다. 보수적인 의약계의 특성상 오랜 기간 임상 데이터로 검증받은 오리지널 제품을 복제약이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바이오시밀러는 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달리 살아 있는 물질로 만들기 때문에 의학계는 안전성과 효능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램시마가 오리지널보다 많이 팔린 바이오시밀러로 인정받으면서 전 세계 처방 트렌드를 뒤흔들 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역사 쓴 램시마, 4년 만에 오리지널 제쳐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제품이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관절염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건선 등에 효과가 있다.
셀트리온은 2013년 8월 램시마의 유럽 판매 허가를 받고 2014년 유럽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레미케이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까지 4년이 걸린 셈이다. 램시마는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한 ‘퍼스트무버(시장 개척자)’ 지위를 확보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두 번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를 출시했고 경쟁 제품이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지만 램시마를 막진 못했다. 램시마는 2016년 말 글로벌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레미케이드를 위협했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남미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램시마의 성공으로 앞으로 약값이 저렴하면서 효과는 동등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램시마 이후 ‘트룩시마’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인지도가 높아지고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 영향으로 셀트리온의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아졌다”며 “후속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도 의료진과 환자들이 믿고 신뢰하는 의약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램시마 후속 제품으로 세계 시장 공략
셀트리온의 의약품 유통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램시마 후속 제품인 트룩시마의 판매 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트룩시마는 유럽 내 12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통 파트너사들과 올 2분기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대규모 의약품 입찰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달 초 출국해 두 달여 일정으로 유럽 각국을 돌며 직접 마케팅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허쥬마도 유럽에서 램시마, 트룩시마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발 제품의 성공이 허쥬마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정맥주사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형으로 바꾼 ‘램시마SC’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없이 스스로 투여할 수 있어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셀트리온은 내년까지 램시마SC 임상을 끝내고 내년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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