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개사, 내수시장 회복 '배수진'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
사전계약만 벌써 2만대…작년 판매량 40%
기아차 준중형 세단 K3
경차급 연비 강점…하루 300대씩 팔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국내 완성차업계 유일한 픽업트럭
한국GM 에퀴녹스, 르노삼성 클리오도 눈길
[ 도병욱 기자 ]
지난해와 올해 초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 ‘시련의 계절’이었다. 수출도 수출이지만 내수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155만80대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수입차 판매량이 2016년 3.5% 늘어난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국내 시장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올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수입차 실적 앞에는 ‘사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반격 카드는 ‘신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대박’ 가능성이 높은 신차를 앞세워 내수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신차를 대거 준비하고 있다”며 “수입차 업체의 상승세를 누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싼타페·K3로 내수 잡는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새 모델을 출시했다. 싼타페는 2000년 처음 출시된 이후 국내 시장에서만 누적 100만 대가 팔린 한국의 대표 SUV 모델이다. 2015년에는 한국에서만 9만2928대가 팔린 적도 있다.
초기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17영업일 만에 2만 대 이상 팔렸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5만1661대)의 약 40% 수준을 달성했다. 신형 싼타페의 강점 중 하나는 넓은 실내다. 전체 길이는 이전 모델에 비해 70㎜, 앞뒤 바퀴 사이 간격(휠베이스)은 65㎜ 늘었다.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이 중형 SUV 중 가장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렁크 수납용량도 이전 모델 대비 40L 커졌다. 고객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기능을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국산차 최초로 △전방 충돌 보조 시스템 △차로 이탈 보조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 △하이빔 보조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안전 하차 보조와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은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안전 하차 보조 기능은 승객이 차에서 내릴 때 다가오는 차량이 있으면 경고를 보내고, 뒷좌석 문을 계속 잠가두는 장치다. 후석 승객 알림은 운전자가 내렸는데도 뒷좌석에 동승자가 남아 있으면 경고하는 기능이다. 본의 아니게 영유아나 반려견을 차량에 남겨두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기아차는 준중형 세단 K3의 새 모델을 지난달 내놓았다. 신형 K3는 7영업일 만에 사전계약 대수 6000대를 돌파했고, 공식 출시 이후에도 하루 평균 약 300대씩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올 한 해 지난해 판매량(2만8165대)의 두 배 이상 팔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아반떼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다.
K3의 무기는 세련된 디자인과 경차급 연비다. K3의 공식 인증 연비는 L당 15.2㎞로 경차인 모닝(L당 15.4㎞)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면부는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 그릴과 엑스(X)자 형태의 주간주행등,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등을 적용했다. 측면부는 매끈하게 이어지는 쿠페형 라인을 강조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40㎜, 전폭 1800㎜, 전고 1440㎜ 등으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렉스턴 스포츠·에퀴녹스·클리오도 주목
쌍용차는 지난 1월 픽업트럭 형태의 중형 SUV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했다. 현재 계약대수만 1만5000대가 넘는다. 역대 쌍용차가 내놓은 차량 중 초반 성적이 가장 좋다. 쌍용차의 대형 SUV G4렉스턴을 기반으로 개발한 만큼 육중한 체격을 자랑한다. 전체 길이는 5095㎜이고, 차량 폭은 1950㎜다. 높이도 184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유일한 픽업트럭이라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오는 5월 중형 SUV 에퀴녹스를 내놓는다. 에퀴녹스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총 29만458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진작부터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던 차량이다. 다른 중형 SUV와 비교해 휠베이스가 긴 게 특징이다. 그만큼 실내공간이 넉넉하다. 한국GM 철수설이 불거지면서 내수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은 같은 달 소형 해치백(후면이 납작한 5도어 차량) 클리오를 내놓는다. 클리오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44만 대 넘게 팔린 르노그룹의 인기 차종 중 하나다. 지난해 르노 차량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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