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에 의문 제기
보스턴市, MIT 스타트업에
"공공도로서 운행 중단하라"
사고 책임 소재도 논란
"누가 운전했어도 회피 어려워"
"인간 운전자라면 멈췄을 것"
[ 이승우 기자 ]
세계 최대 승차공유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량이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우버에 이어 도요타까지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중단했으며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버 자율주행차 사고로 시험운행 중단
이번 사고는 지난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일어났다. 시험운행 중이던 우버 차량이 자전거를 끌고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를 들이받았다.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당시 우버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 중이었으며 차량을 체크하기 위해 직원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였다. 우버는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북미 지역에서 이뤄지던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피닉스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해왔다. 피닉스와 피츠버그에선 일반 우버 차량처럼 돈을 받고 승객을 태웠다.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중단했다. 도요타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시간주에서 해온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이번 사고가 테스트 차량 기사들에게 감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설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누토노미도 보스턴에서 이뤄져온 자율주행 시험운행을 멈췄다. 보스턴 공공도로에서 운행을 중단해달라는 시 교통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안전성·책임 논란 불거질 듯
우버는 2~3년 안에 미국 전역에 자율주행차를 투입하겠다고 호언장담해왔다. 하지만 우버가 인명사고를 내자 한동안 잠잠하던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기술이나 법·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의 책임도 논란거리다. 카메라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에 횡단보도가 아닌 곳으로 보행자가 뛰어든 만큼 자율주행 시스템이나 차량에 탑승한 우버 직원이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고 영상을 확인한 실비아 모이어 템페 경찰서장은 “사람이 운전했다고 해도 피하기 힘든 사고”라고 말했다.
인간 운전자였더라면 보행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반론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년 이상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 상황을 재구성해 분석해온 웩스코 인터내셔널의 재커리 무어는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제때 보행자를 알아채고 반응해 브레이크를 밟아 보행자 2.4m 앞에서 차량이 멈췄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와 충돌할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은 만큼 센서나 카메라의 오작동 여부를 의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일으킨 사고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도 논란이다. 이번 사건은 직원이 탑승해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3’ 단계다. 운전자가 분명한 만큼 일반 차량과 똑같은 법규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사람이 실시간으로 운전 상황을 점검하지 않는 ‘레벨4’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사고 책임 소재가 모호하며 국가별로도 판단이 다르다. 독일은 자율주행 수준과 관계없이 사고 책임 대부분을 차량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지게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은 사고에 따라 제조사와 운전자의 과실 비율을 다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우버의 시스템 결함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 레벨4 자율주행과 관련한 법률을 정비 중인 나라들이 제조사에 더 많은 책임을 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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