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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중견기업들 "올해 매출 포기"… 노조 "임금 보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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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시행 D-100일

시설 투자·탄력 근무 등 묘책 짜내느라 고심
시간외근로 기록 안남기고 무급 재택 근로 '꼼수'도



[ 문혜정/조아란 기자 ]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최대 52시간으로 줄이는 새 근로기준법 시행이 꼭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7월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에 우선 적용된다. 일부 대기업은 선제적으로 주당 근로시간을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중견기업은 아직도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총임금을 줄이고 새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근로자들의 반발이 크다. 올해 이익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금 보전 요구에 고용 못해

직원 400여 명을 둔 화학제조업체 A사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노조원들의 임금 보전 방안을 놓고 수개월째 노사협의를 하고 있다. 근로시간이 줄면 생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직원의 약 10%인 40명을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노조 측이 “수당 신설 등 다른 방법을 동원해 임금 총액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신규 채용 규모를 확정 짓지 못했다. A사 대표는 “임금 삭감 없이 채용 규모를 늘리면 비용 부담이 너무 커져 버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견기업 B사 관계자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직에선 최대 20%까지 임금이 줄어드는 직원들이 나온다”며 “직군에 따른 임금을 다시 조정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구업체 D사는 올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대신 매출 목표치를 낮추기로 했다. 이 회사의 사장은 “원자재값 인상으로 비용이 늘어났는데 채용까지 늘리면 부담이 커진다”며 “공공연히 말할 순 없지만 실적 기대치를 낮추고 당분간 현상유지를 하겠다”고 말했다.

계절성이 강한 업종은 타격이 작지 않다. 건축자재업체 C사는 봄·가을철이 성수기다. 올가을 공장을 풀가동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여름 장마철에 대량 생산을 해놓고 이를 재고로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문제는 물류비다. 이 회사 대표는 “일부 생산품은 위험물질로 분류돼 당장 대형 임대창고를 구하거나 직접 허가를 받아 건설하는 게 어렵다”며 “적지 않은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8월부터 연말까지 생산 성수기를 맞는 보일러업체들도 비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린 숙련인력들을 추가로 뽑아야하는데 당장 교육도 없이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법 위반자 양산 우려

중견기업 사무직 직원들은 실제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 식품제조사 간부는 “영업이나 디자인, 연구개발 부서 근무자들은 근무시간이 아니라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식이든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앞으로는 수당을 받을 수 없어 무급 근로를 해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보기술(IT)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도 근로시간 단축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도 퇴근 시간에 일을 주고 ‘내일 아침까지 해놓으라’는 식으로 지시가 내려온다”며 “결국 퇴근카드를 찍고 집에 가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견기업 D사 임원은 “한 노무사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추가근무기록을 삭제하는 식으로 연장 근로를 유지하라고 귀띔하더라”며 “자칫하다가는 법 위반자들만 양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근로기준법을 무시하고 초과근로를 시키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일부 기업은 선제 대응

근로시간 단축에 발빠르게 대처한 기업들도 있다. 제지업체 무림은 생산직 교대근무제를 ‘3조3교대’에서 ‘4조3교대’로 변경, 주당 52시간 근무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회사 측은 “모든 근로자가 52시간 이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견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올 들어 탄력 근무시간제를 도입했다. 노사가 합의하면 최대 3개월 이내에서 주당 근로시간을 64시간(52시간+연장근로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 대신 근무시간 평균을 맞추려면 다음달은 추가 근무한 시간만큼 차감하면 된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바쁜 시기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문혜정/조아란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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