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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의 재발견'… 난치병 치료제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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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방사성 동위원소 활용 의약품
특정 단백질 찾아내 진단·치료
암 조기발견·난치병 완치 가능
국내선 퓨쳐켐·듀켐바이오 등 연구



[ 임락근 기자 ]
방사성 의약품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난치암 중 하나인 전립샘암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로 부각되면서다. 윤미진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독일에서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전립샘암 환자에게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를 투여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거두면서 방사성 의약품의 잠재력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과 치료 모두 가능

방사성 의약품은 질병과 관련된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는 화합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이는 원리다. 방사성 의약품은 목표한 표적에 도달하면 결합과 동시에 방사선을 방출한다.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은 직접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기존 진단 방법에 비해 간편하다. 또 암세포 추적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발견뿐 아니라 전이와 재발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된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도 마찬가지다.

치료제로 쓰이는 방사성 의약품은 화합물에 파괴력이 강한 입자를 결합한다. 정재민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종양 표면에 붙어 세포를 저격한다”며 “이때 방출되는 방사선은 거의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정상세포를 공격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용으로는 갑상샘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앓았던 신경내분비종양 등에 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전립샘암 치료제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윤 교수는 “암 발병률 상위권에 속하는 전립샘암은 환자 생존 기간은 길지만 완치가 어려운 난치병”이라며 “최근 10명 안팎의 소규모 임상에서 완치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면서 많은 연구자가 전립샘암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노바티스 등 다국적제약사도 관심

방사성 의약품의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2015년 45억달러였던 세계 방사성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9.1% 성장해 2020년에는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로 병원이나 연구소 단위로 개발돼 왔지만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바티스는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서 독립한 방사성 의약품 전문기업 AAA를 지난해 39억달러(약 4조원)에 인수했다. AAA는 주력 사업인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외에도 전립샘암, 위장관 기질 종양 등을 대상으로 진단 및 치료용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라이릴리, 피라말 등도 벤처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술을 이전받아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한 방사성 의약품을 시장에 내놨다.

국내 기업도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알츠하이머 진단용 의약품을 개발한 퓨쳐켐은 전립샘암 진단 및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듀켐바이오, 삼영유니텍, 셀비온 등도 진단 및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정 교수는 “특이 표적을 찾아 그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화합물만 개발할 수 있다면 전립샘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종에도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방사성 의약품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는 화합물에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인 의약품. 치료제는 투과율이 낮고 파괴력이 강한 동위원소를 결합해 만들고 진단용 의약품은 투과율이 높고 파괴력이 약한 동위원소를 활용한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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