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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법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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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대통령이 발의할 헌법 개정안 중 전문(前文)과 기본권 관련 부분을 요약해 공개했다. 전문엔 부마항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 정신을 추가로 담았다. 기본권 부분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고용 안정’, ‘일·생활균형’ 보장 등을 추가했다. 공무원 노동3권 인정,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 생명권, 안전권, 주거권, 건강권 등도 신설했다.

주목되는 것은 전문 개정안에 추가된 부분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령 전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집권당으로 자신들의 당 강령을 헌법에 구현하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헌법은 통치 기본원리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근본 규범이다. 특정 정파의 주장이 아닌, 보편적 합의가 담겨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헌법 전문을 바꿔야 할 것이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전문에 보편적 가치를 중점적으로 담고 특정한 역사적 사실들은 기재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국가 최고의 가치 규범인 헌법에 이것저것 다 넣으려 한다는 것도 문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굳이 헌법에 담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어야 한다. 하물며 헌법은 더욱 그렇다. 일반 법률로 정해도 될 사항을 헌법에 일일이 규정하다 보면 상황 변화에 따라 매번 개헌을 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개헌안 발의가 다분히 정치공학적 고려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 개헌안은 발의되더라도 야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는 어렵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발의를 밀어붙이는 것은 개헌 불발의 책임을 야당에 지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개헌의 ‘총대’를 메고 개헌에 나선 데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뒤집은 자유한국당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다.

개헌을 꼭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하겠다면 여야 모두 정략을 떠나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87헌법’을 넘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시장의 자율·창의가 적극 발현되는 그런 개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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