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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현대차 제2막' 제네시스 G70, 묵직한 주행감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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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럽고 섬세한 실내
힘 넘치는 가속력
달리는 재미 갖춘 세단
주행 직결감·배기음 아쉬워




중형 세단 G70은 ‘진정한 제네시스’로 불린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2015년 11월 출범된 이후 개발이 완료된 첫 번째 차이기 때문이다.

최근 G70을 타고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도심 400㎞ 구간을 달렸다. 현대차의 2막을 열겠다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시승한 가솔린 3.3 터보 스포츠 슈프림 모델(사진)은 운전이 재밌고 가속 페달에 발이 가도록 하는 매력이 있었다.

운전석에 앉자 착석감이 좋았다. 퀄팅 무늬가 들어간 스포츠 가죽 시트는 등과 허리, 옆구리를 꽉 잡아줬다. 계기판에 적힌 숫자와 눈금은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7인치 LCD(액정표시장치)가 각종 차량 정보를 한 눈에 보여줬다.

실내 인테리어는 독일차보다 고급스럽고 섬세했다. 곳곳에 쓰인 알칸타라와 알루미늄 소재는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뒷좌석은 레그룸(발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좁아 성인 남성 4명을 태우긴 힘들어 보였다. 다만 후륜 구동 방식과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동을 걸자 진동이나 소음 없이 엔진이 숨을 몰아쉬었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묵직해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일상 주행에서는 하이브리드카를 탄 듯 정숙성이 뛰어났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또 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시트가 허리를 더 세게 조이면서 ‘긴장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가속 페달을 꽉 밟아 봤다.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힘이 넘쳤다. 힘 센 말이 뜀박질을 하듯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경쟁 차종인 BMW 3시리즈보다 가속력이 풍부했다.

특히 가솔린 3.3 터보 엔진은 시속 100㎞를 넘어서도 1.7t이 넘는 차체를 꾸준하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듯한 묵직함이 몸으로 전해왔다.

이 차는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2.0㎏·m의 힘을 도로 위에 쏟아낸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 4.7초로 국산차 중 가장 빠르다.

8단 자동변속기는 필요한 시점마다 날카롭게 기어를 바꿔 물었다. 엔진 회전수(rpm)는 원하는 만큼 끌어다 쓸 수도 있었다. 다만 4500rpm을 넘겨야 들려오는 배기음은 아쉽다. 운전의 재미를 높이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운전자 의도에 즉각 반응하는 직결감이 다소 부족했다. 유연하지만 무른 서스펜션은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레이크 성능은 기대 이상으로 뛰어났다. 멈추고 싶은 만큼 밟으면 예상한 위치에 멈춰섰다. G70은 이탈리아 전문업체 브렘보의 브레이크가 장착돼 있다. 19인치 미쉐린 썸머 타이어는 성능을 잘 뒷받쳐 준다.

현대차는 그동안 연간 수만 대씩 팔리는 볼륨카를 만들어 내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하면 제대로 어깨를 펴지 못했다. 달리는 재미를 살린 고성능차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G70은 진정한 제네시스답게 이러한 공백을 잘 메웠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증명해 보였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3750만~518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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