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회사 지분비율 50 대 50
'삼성-프랭클린템플턴운용' 설립
관리 자산 12조원에 달할 듯
펀드 운용 경쟁력 강화
상품 라인업 확대가 합병 배경
[ 최만수 기자 ]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과 합병하고 ‘삼성-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가칭)을 설립한다. 펀드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상반기 중 금융당국의 인가를 취득해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작년 1월 설립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100% 자회사다.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별로 시장 대비 추가수익(알파)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 운용에 특화돼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프랭클린템플턴캐피탈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종합자산운용사다. 1988년 쌍용투자신탁을 모체로 1997년 국내 첫 외국합작투자신탁사인 쌍용템플턴투신이 설립됐고 2000년 쌍용이 빠지면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출범했다. 프랭클린템플턴캐피탈홀딩스의 모회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종합운용사로 액티브 운용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합병을 통해 삼성-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의 관리 자산은 약 12조원에 달하게 됐다. 존속법인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약 6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템플턴 운용자산인 6조원이 이관될 예정이다. 합병 후 증자를 통해 합병회사 지분율은 50 대 50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펀드 시장이 갈수록 침체되면서 운용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양사가 고민 끝에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패시브펀드 시장이 급성장하자 ‘KODEX’를 중심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하고 있다. 액티브펀드 부문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합병으로 프랭클린템플턴의 가치 대형주 전략을 더해 국내 액티브펀드의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선진적인 글로벌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2013년까지 운용 자산이 9조원을 넘었지만 작년 6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작년에는 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펀드 수익률 하락과 함께 ETF 시장의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2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에 이어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도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브랜드를 앞세워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마크 브라우닝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퍼시픽 이사는 “새로운 조인트벤처를 통해 글로벌 투자 전문 노하우를 적용한 다양한 상품을 한국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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