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산림재해 예방 총력전 펼친 김재현 산림청장
환경단체 출신 생태계 보전 앞장
올림픽기간 특별 재해예방 활동
"남북화해 맞춰 북한 산림복구 지원"
[ 임호범 기자 ] 예년 평균 강수량의 9.6%에 불과한 건조한 날씨 속에서 치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특별한 산림재해 없이 막을 내렸다. 대회기간 가슴을 졸인 이는 선수와 국민만이 아니다. 김재현 산림청장(사진)과 산림청 직원들은 대형 산불이나 산사태 등 산림재해로 올림픽 진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긴장을 풀지 않았다. 산림청은 강원 평창·강릉·정선·원주·횡성 등에 산불 감시 인원을 늘리고 경기장 주변 8만5000㏊를 감시할 산불진화용 헬기 12대를 특별 편성했다. 김 청장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역에서 산불·산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냈다”며 “오는 18일 폐막하는 동계패럴림픽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 출신인 김 청장은 지난해 7월 산림청장에 취임했다. 학계에 있으면서도 생명의숲 국민운동본부 이사 겸 운영위원장을 지내는 등 오랜 기간 환경단체 활동을 했다. 김 청장은 “올해 산림청 본연의 역할인 산림재해와 산림생태계 보전에 산림청 전체 예산의 30%에 달하는 6063억원을 투입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168억원 늘렸다.
산림재해는 크게 산불과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 등 병해충으로 나뉜다. 지난해 산불로 1479㏊, 산사태로 94㏊, 산림병해충으로 9만4000㏊ 피해를 입었다. 산사태와 소나무재선충병은 줄고 있지만 산불은 지난해 692건이 발생하면서 전년(391건)보다 301건 늘었다. 김 청장은 “올해는 산불을 줄이기 위해 산불방지 인력 2만2000명과 드론(무인항공기), 산불방지 위반사항 신고포상금제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산사태 방지를 위해 산악기상관측망을 지난해 210개에서 올해 260개로 늘린다. 다음달에는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고사목 60만 그루를 전량 방제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남북 화해무드에 발맞춰 올해를 북한 산림 복구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북 지원용 종자를 지난해 30t에서 올해 35t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북한 산림 2만1000㏊를 복구할 수 있는 양이다. 북한과 기후 조건이 비슷한 강원 화천과 철원에 양묘센터도 만든다.
김 청장은 “비무장지대(DMZ) 내 훼손된 산림도 복원하겠다”고 했다. 산림청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매년 산불과 산사태로 DMZ가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북한산림복구사업단, 통일산림비전 자문회의 등을 만들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와 함께 북한 산림 복구에 대한 협력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김 청장은 “병해충 공동조사 및 방제, DMZ 소화전 등 산불장비 구비 및 협력체계 구축 작업도 올해부터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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