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추세 속 '사자' 종목은
美 마이크론 30% 넘게 오를 때
하이닉스는 8.8% 올라 '저평가'
반도체 장비株도 낙수효과 기대
인바디·휴젤 등 바이오株 선호
판권 수익 늘어날 쇼박스 주목
[ 은정진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 기조 속에서도 일부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당수는 올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매수 비중을 높이는 종목 중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장비, 소프트웨어처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업종 성장세 지속”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쏠리는 반도체업종에 주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목을 끄는 종목은 SK하이닉스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SK하이닉스가 17조68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7년 사상 최대 기록(13조7213억원)을 28.9% 웃도는 규모다.
안인기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데이터 센터를 증설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하는 주력제품인 D램 업황의 개선세가 외국인 매수 쏠림 현상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30% 넘게 오르는 동안 SK하이닉스는 8.8%(지난 9일까지) 상승하는 데 그친 점도 주가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일부 반도체 장비주들도 반도체업체 실적 개선의 낙수 효과를 누릴 성장주로 꼽힌다. 이상엽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많았던 반도체 장비주인 유니셈과 코미코에 주목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이후 유니셈 162억원어치, 코미코 1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는 “유니셈의 반도체 생산장비인 칠러 공급대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사의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효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7% 증가한 407억원으로 예상했다. 유니셈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도 7.88배로 동종업종과 비교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장비 세정·코팅 업체인 코미코도 관심 종목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전환 진행으로 공장 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올해 전년 동기보다 14.3% 늘어난 3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엔터업종도 관심
외국인들은 바이오주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24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신라젠, 휴젤, 메디톡스, 셀트리온제약, 인바디 등을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바이오업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성장성을 갖춘 종목들의 추가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엽 파트너는 체성분 분석기 등을 제조하는 인바디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견조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며 “특히 유럽 지역에서의 성장세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인기 파트너는 제대혈은행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사업자인 메디포스트를 추천했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의 국내 시술 건수가 늘면서 골관절염 치료제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게임업종 중에선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게임빌, 에스엠 등에 외국인의 관심이 쏠렸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달부터 9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헌상 파트너는 “‘넷플릭스 효과’에 힘입어 중국 등지에서의 판권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며 쇼박스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이익 증가 기대가 큰 종목일수록 외국인의 선택을 받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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