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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에 신중한 백악관… "옛날 영화의 속편 보고싶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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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공 넘겨 받은 미국…트럼프 "두고 보자"

"25년 실패 되풀이 않겠다" 의지
한국의 대북특사단이 들고올
김정은의 대미 메시지가 '변수'

정보기관 수장들은 회의적 반응
"한반도 상황 낙관할 때 아니다"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와 북·미 대화 용의를 밝힌 데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 같지만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지난 25년간의 대북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기존 발언의 연장선이다. 8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는 한국의 대북특사단이 전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북·미 대화 개시 여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두고 보자” 발언 20여 회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트위터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두고 보자”는 말을 20회가량 반복했다. 이날 오전 한국 대북특사단의 김 위원장 접견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고 올렸다. 2시간20분 뒤엔 “수년 만에 다시 처음으로 모든 당사자 간 진지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헛된 희망일지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오후에 백악관에서 열린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만 두고 볼 것”, “북한이 아주 좋았다. 그것을 이어갈지 두고 보자”, “대북제재 때문에 그들이 진지해졌다. 그들이 계속 그럴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두고 보자’는 발언의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운을 뗀 노어트 대변인은 “아직 (대북특사단으로부터) 자세한 실황중계를 듣지 못했다”며 “(남북 간) 만남과 관련된 모든 세부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수석특사로 방북한 뒤 지난 6일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메시지가 따로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메시지를 들어봐야 북·미 간 대화 여부 입장을 낼 수 있다는 게 노어트 대변인의 설명이다.

◆기대보다는 신중론 우세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례적으로 부통령 명의 성명을 내고 “북한과의 대화가 어느 방향으로 가든 간에 우리의 의지는 확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를 향한 믿을 수 있고 검증 가능하며 구체적인 북한의 조치를 보기 전까지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최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신중론의 배경을 ‘옛날 영화’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는 이전에도 이런 영화를 봤다”며 “매우 나쁜 결말을 가진 그(영화)의 최신 속편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약속한 뒤 국제제재 완화와 경제 지원 속에서 오히려 은밀하게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온 북한의 기만술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한의 계획이 핵무기를 계속 만들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면 대화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고, 이는 믿을 만한 비핵화 조치를 볼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보당국 쪽에서도 북한의 의도를 회의적으로 해석하는 발언이 나왔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희망의 샘은 영원한 것이지만 우리는 (북한과의) 회담과 관련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의지 행동으로 보여야”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지금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낙관할 때가 아니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자발적으로 물러서는 데 관심이 없다”며 “앞으로도 핵·미사일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대화 제의가 전해지기 전에 작성됐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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