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각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영화계 사건을 다룬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이 방송됐다.
지난 2013년 여배우 A씨는 영화 '뫼비우스'에 캐스팅 됐지만 촬영 이틀 만에 하차했다. A씨는 김기덕 감독에 대해 "성희롱적인 발언은 그분은 일상"이라며 "여성의 성기 명칭과 남성의 성기 명칭에 대해 화장실 벽에 낙서되어 있을 만한 그런 성적 수치심을 하는 발언을 일상적으로 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여성 영화 관계자와 모임을 가졌던 A씨는 자리를 파한 뒤 1시경 김 감독이 숙소로 동행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A씨는 거절했지만 계속된 요청에 올라갔고 방 앞에서 김 감독은 강압적인 태도로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A씨는 "김기덕 감독이 '촬영 이틀 남겨두고 뭐하는 짓이냐'고 화를 내셨다.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술자리가 늦게 끝나 집으로 가려했지만 A씨가 자신과 여성 관계자를 엘리베이터를 태운 뒤 방으로 밀어넣고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 사실을 들은 A씨는 당시 방 안에 자신과 김기덕 감독, 여성 관계자 세 사람이 함께였다며 "같이 자자고 했다. 성관계를 요구했고, 저는 너무나 끔찍했고, 간다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장이 뛰었다.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도망치듯 빠져나온 A씨는 김기덕 감독에게 "감독을 믿지 못하는 배우와 일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오열했다. 영화 관계자 역시 김기덕 감독이 서울예대 명예 교수로 있으면서 수업시간에 "내 작품 주인공 하려면 간단해. 나랑 자면 돼"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김기덕 감독이 영화 촬영을 앞두고 B씨의 매니저 없이 만나자고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B씨는 "김기덕 감독이 '내가 오디션 때 너의 가슴을 봤냐'고 물어보시더라. 아니라 했더니 '내가 너의 가슴을 볼 수 있냐' 이렇게 얘기를 했다. 당황해서 대답도 못했는데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해보니 복숭아일 것 같다'고 했다"고 말하는 등 성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멘붕 상태였다. (김기덕 감독이) 나중에는 '내가 너의 몸을 보기 위해서 같이 가서 너의 몸을 확인할 수 있냐'고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화장실에 가겠다고 한 뒤 몰래 도망친 B씨는 이후 정신적 충격 상태에 빠졌다며 최근 성폭력 폭로 사건을 보면 문득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제작진에게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으며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으로 키스한 적이 있지만 이 점은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 그러나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다른 피해자 여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김기덕 감독 영화에 출연할 당시 김기덕 감독이 자꾸 산책을 가자하고 첫 만남에서 엉덩이에 손을 넣은 뒤 "엉덩이가 너무 예뻐서 만져보고 싶었다"는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수취인 불명' 세트에 C씨를 불러 성폭행을 시도했다. C씨는 "너를 알아가야 한다고 하면서 옷을 벗기고, 거부하는데도 옷이 찢어질 정도로 그래서 온몸으로 반항하고 저항했더니 따귀를 한 열대 때렸다. 울면서 돌아왔는데 문자로 사과를 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맞고 자라서 손이 올라간다며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 마치 좋아서 표현이 서툴렀다고 구슬리더라"고 말했다.
C씨는 영화 촬영 당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가 밤마다 방문을 두드리는 게 무서웠다고 밝혔다. C씨는 "늘 몸싸움을 해야 해서 힘들었고 무서웠다. 결국에는 방으로 불러서 저를 성폭행했다. 그 때는 너무 어려서 그만두는 것도 몰랐다. 저한테도 이런 관계가 유지돼야 다음 작품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번 그러고 나니 계속 그러려 했다. 옷이 되게 많이 찢어졌다. 지옥 같았고 단역 배우들도 끊임없이 당했는데 촬영장에서 '단역배우들 중에 누가 예쁘다', '쟤랑 잤어'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또한 조재현의 매니저도 자신에게 조재현과 함께 영화 일을 봐줄테니 성관계를 하자고 제안했고 폭로했다. 거절하자 "너 김기덕 감독이랑 조재현이랑은 잤잖아"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C씨는 여성 단체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당한 사실이나 확실한 증거 없이 신고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체념하게 됐다고 밝혔다. C씨는 'PD수첩' 측에 밝힌 김기덕 감독의 해명을 듣고 "코미디, 그게 목적인 것 같다. 제가 봤을 땐"이라며 "저를 김기덕 감독님이 성폭행하며 누구와 어떻게 했고 그것을 늘 자랑처럼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7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PD수첩'의 시청률은 6.9%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은 지난주 시청률(3.4%)보다 3.6%포인트 높은 수치로, MBC 파업과 재정비 후 돌아온 'PD수첩'의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PD수첩'은 다음 방송에서 미투(Me Too) 운동 관련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이어지는 등의 현상을 꼬집으며 관련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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