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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취업 전략] 美 취업, '비자 공부'가 첫단추… 日 취업 원한다면 '일본어 능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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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국 해외취업 '꿀팁'


[ 공태윤 기자 ]
국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영어에 능숙한 인력들이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인력 수요가 많은 일본과 비자 발급이 까다로운 미국, 이공인력을 중시하는 독일 등 7개국 취업 전문가를 통해 해외 취업 비결을 들어봤다.

KOTRA 뉴욕무역관 허한샘 씨는 미국 기업에 취업하려면 ‘비자 공부’가 첫 단추라고 했다. 미국 취업비자인 H1B비자 발급 요건이 까다롭고, 신청일인 매년 4월1일 전 세계 23만여 명의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8만5000명에게만 비자를 발급해주기 때문이다. 허씨는 “미국 취업은 한 번 만에 성공하는 경우가 드문 장기 프로젝트”라며 “‘뉴욕에선 이력서를 200곳에 넣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인들도 취업이 쉽지 않다”고 했다.

미국 기업 취업이 동적이라면 일본 취업은 정적이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협상해야 하는 미국 기업과 달리 일본 기업은 대졸 신입채용에서 일정 기준에 맞는 적합한 인재를 찾는 방식이다. KOTRA 도쿄무역관의 요시다 요시코 씨는 “획일화된 대졸 채용방식이 대부분인 일본 기업은 개성보다는 성실함, 면접복장도 정해진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취업을 원한다면 일본어능력시험 JLPT N2 이상 혹은 이 레벨에 상당하는 실제 운용능력이 필요하다”며 “영어를 잘하는 것은 가점사항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호주는 절대 직업부족군(SOL)과 통합부족직업군(CSOL)을 지정해 영주권 취득 기회를 주고 있다. 이지원 KOTRA 시드니무역관 과장은 “전자통신, 숙박음식, 과학기술, 헬스케어, 건설, 교육 트레이닝은 유망 진출 분야”라며 “정보기술(IT) 개발자와 조리사, 요리사, 호텔 매니저 등의 직종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했다. 한국인의 취업비자 발급 직종을 보면 조리사, 회계사, 광고마케팅 전문가, 미용사, 간호사, IT개발자 순이었다. 그는 “영어실력이 부족해 비자 발급이 철회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만큼 영어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 2위 이민의 나라’ 독일도 이공계열(MINT: 수학, 정보학, 자연과학, 기술과학) 고급 인재가 부족해 최근 2년간 외국인 인력 6만6000여 명을 충원했다. 또한 55세 이상 건설 기계 엔지니어들의 은퇴를 앞두고 이들 업종의 인재 부족 현상도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간호보조원은 블루오션 직종이다. 김영신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대리는 “외국인 고급인력 채용을 위해 유럽연합(EU)의 블루카드제도를 도입했다”며 “MINT 직종은 연방 노동청과 협의 없이 외국인청의 승인만으로도 발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한국과 달리 공채보다 수시채용이 많기에 입사하고 싶은 기업의 홈페이지나 채용박람회를 자주 찾을 필요가 있다. 독일 구직자들 사이에 인기있는 취업 사이트는 스텝스톤, 몬스터 등이다.

싱가포르는 정보통신, 일본계 기업,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 제약 헬스케어 바이오산업 취업이 유망하다. 정보통신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보안 등에서 프로젝트매니저, 엔지니어, 웹디자이너 직군의 구인 수요가 많다. ‘국제 비즈니스의 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7000여 개 다국적 기업 중 1000개가 아시아·태평양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 850개사가 진출해 있어 영어와 일본어 가능 인재를 찾는 수요가 있다. 매년 1500만 명 이상이 찾는 싱가포르는 마이스산업 일자리 수요도 많다. 박범준 KOTRA 싱가포르무역관 과장은 “서비스산업은 저임금으로 진입장벽이 낮으나 다른 직종으로의 이직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기업이 한국인을 채용하는 이유는 한국 인재가 영어도 되고 한국어도 되기 때문이다.

홍콩은 전체 노동인구의 6.5%(25만여 명)가 금융업에 종사할 만큼 금융산업 비중이 크다. 홍콩 금융회사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들은 “투자은행에서 영업 이외 분야에 취업하려면 원어민 수준의 영어 능력과 동종 금융업계 인턴 경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 금융회사들은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필요하면 별도 채용을 하기에 중국어에 대한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국적 출신들이 경쟁하는 분위기여서 업무강도가 높고, 고용안정성이 낮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도 해외 취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서비스산업 비중을 현재 50%에서 2020년 60%까지 늘릴 계획이어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비자 발급이 쉽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셀피오(SELPEO) 박대희 과장은 “IBM,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재무·인사 업무를 담당할 SSC(shared service center)를 말레이시아에 두면서 아시아 각국을 지원할 현지인 채용이 많다”며 “이들은 향후 한국과 미국 등으로 경력단절 없이 커리어를 쌓아간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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