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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경영권은 뺏더니… 시진핑, 하이난그룹은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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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대출만기 연장… 권력 핵심부와 결탁설


[ 김동윤 기자 ] 안방보험(자산 기준 중국 3위)에 대해 전격적으로 국영화 조치를 취한 중국 정부가 하이난항공(HNA)그룹은 대출 만기를 연장해 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두 회사 모두 과도한 차입으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다 금융당국의 집중 감시 대상에 올랐지만 중국 정부가 상반된 조치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WSJ는 익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계자와 HNA그룹 임원, 하이난성 정부 관계자 등이 지난달 초 베이징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HNA그룹의 재무상황을 논의했고, 중국 금융당국은 국유은행들에 HNA그룹에 대한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어 며칠 후 HNA그룹은 국유은행인 중신은행, 중국은행들로부터 총 32억달러(약 3조4600억원) 규모의 대출한도(크레디트 라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작년 6월 공격적으로 해외 기업 M&A를 해온 안방보험·완다그룹·HNA그룹·푸싱그룹·로소네리그룹 등 5개 그룹의 부채관리에 들어갔다. 이 중 안방보험에 대해서는 국영화 조치를 내리고, 우샤오후이 회장은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중국 정부가 HNA그룹에 대해 대출 만기 연장이라는 지원책을 펴는 데는 현 권력 핵심부와 HNA그룹 간 돈독한 관계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HNA그룹은 지난달 중순 춘제(중국 음력설) 연휴 직전 직원들에게 발표한 사내 담화를 통해 “HNA그룹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적극 지원해왔다”고 주장했다.

안방보험과 달리 HNA그룹은 대출구조가 복잡해 파산하면 중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점도 만기 연장조치 배경일 수 있다고 WSJ는 관측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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