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학융합지구
[ 하인식 기자 ]
지난달 28일 울산 남구 두왕동에 건설 중인 울산 테크노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현장. 3월 초 준공을 앞둔 울산테크노일반산업단지는 울산시가 그리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도시의 비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산업단지 입구에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 산학융합지구 캠퍼스가 자리하고 있다. UNIST는 울산대, 울산테크노파크, 국립 3D(3차원) 프린팅 연구원, 차세대전지종합지원센터, 친환경 전지융합 실증화단지, 한국화학연구원 등 이곳에 둥지를 트는 10여 개 연구기관과 산학협력을 통해 울산시의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산학융합지구는 2015년부터 968억원(국비 157억원, 시비 250억원, 민자 561억원)을 투입해 부지 7만6065㎡, 연면적 2만9677㎡, 건물 3개 동 규모로 건설됐다.
UNIST는 융합경영대학원과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제어설계공학 트랙 등 3개 학과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들 세 학과는 연구개발이 필요한 기업과 실질적인 산학융합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 측은 산업현장의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연구개발해 현장에 즉시 적용하는 원스톱 기능을 제공하기로 했다. 산업현장에 ‘기업 연구개발-맞춤형 인재 양성-고용’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대학이 보유한 핵심 연구 브랜드를 상품화해 2040년까지 100억달러의 발전기금을 마련하고 세계 10위권의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무영 UNIST 총장(사진)의 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정 총장은 “발전기금 목표액이 너무 커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있지만 대표 연구 브랜드가 하나당 1조원 상당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UNIST가 2009년 국립법인대학으로 출발해 개교 10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이렇게 중장기 대학 자립화 선언을 한 건 대학의 연구 인프라와 연구 기술력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제어설계공학 트랙은 첨단 재활로봇과 3D 프린팅, 제어계측 및 로보틱스,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분석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울산지역 기업에 전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석·박사 전문인력을 여기서 배출할 예정이다.
융합경영대학원은 세계적인 에너지 거래 및 생산, 수요 도시인 울산에서 에너지 상품거래와 금융공학 관련 전문가를 양성한다. 비즈니스 분석과 창업융합 프로그램 운영 및 해외 인턴십, 영국 카스 비즈니스 스쿨과의 복수학위 취득, 해외 유명 컨설팅 기관과의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에너지 상품거래, 국제재무, 재무위험관리, 파생금융 상품 관련 전문가를 양성한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기술경영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빅데이터 및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프로세스 혁신과 제품 혁신을 추구하는 산업혁신 분야, 기업가 정신과 기술사업화의 이론, 실무지식 및 창업실습이 균형 있게 접목되는 기술창업 분야, 전략적 기술관리 분야도 중점 연구한다.
정 총장은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제조 혁신에 기반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탄탄한 산학융합 협력체제를 구축해 UNIST 산학융합지구 캠퍼스를 울산형 실리콘 밸리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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