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은 2004년과 비슷
세계 경기회복→발주량 늘어
조만간 바닥 찍고 반등할 것"
[ 최만수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 조선주를 사들이고 있다. 아직은 업황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 경기 호황에 힘입어 곧 ‘바닥’을 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는 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689억원 순매수), 현대미포조선(373억원), 대우조선해양(323억원) 등을 대거 순매수했다. 작년 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등의 악재가 불거진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30% 이상 폭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해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게 펀드매니저들의 설명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지금은 미국의 금리상승과 글로벌 경기회복이 동시에 진행된 2004년 무렵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당시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조선, 기계 등 산업재가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전 팀장은 “조선주는 아직 실적은 좋지 않지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02년까지 연 20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머물러 있다가 2004년부터 4000만CGT를 넘어섰다. 2006년부터는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본격적인 ‘빅사이클’에 진입했다. 실물경기 회복이 뒤따르는 금리상승은 조선 등 산업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가 ‘사자’에 나선 뒤 몇몇 종목은 반등하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현대중공업은 34.44%, 현대미포조선은 35.9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45% 하락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가 늘면서 선가(船價)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이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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