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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만 팔던 시대 끝났다"… 아마존처럼 회원제 서비스하는 IT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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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형태로 팔던 MS '오피스'
월정액 받고 최신판 서비스
작년 이용자 수 17% 급증

클라우드로 SW 판매 가능해지자
게임부터 신형 아이폰 교체까지
가입자 이탈 막고 안정적 수익



[ 추가영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 등 정보기술(IT) 기업은 이제 소프트웨어나 게임을 팔기 위해 고객을 판매점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없게 됐다. 이용자에게 정기적으로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회원제가 IT 기업의 주요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서브스크립션(정기구독) 서비스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하드웨어 판매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세로 자리잡은 ‘정기구독 서비스’

MS와 어도비 등 소프트웨어기업의 정액제 요금 매출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MS의 온라인·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인 ‘오피스 365’ 이용자는 지난해 3000만 명에 육박했다. 전년보다 17% 늘었다. MS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엑스박스 라이브’ 구독자도 전년 대비 7% 증가한 5900만 명에 달했다.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는 유료 회원제인 라이브 서비스에서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0% 늘었고 EA가 소매점에서 판매한 신작 게임 매출보다 24% 많았다.

어도비는 포토샵 등 프로그램을 정기구독 방식으로 판매한다. 정액제 요금이 어도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달한다.

아마존 프라임 등 온라인 쇼핑 회원제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동영상·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도 정액요금제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 편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방식이 소비자에게 통하기 시작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회비 99달러나 월회비 12.99달러를 내면 가입자에게 무료로 반품 서비스, 2일 내 배송, 전자책·음악·영화 구독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마존이 지난해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의 회비로 거둔 매출은 97억달러에 달했다.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동영상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 구독자 수도 지난해 1억 명을 넘어섰다. 지난 4분기 매출은 3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플랫폼 ‘록인 효과’ 기대

IT기업 입장에선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가장 손쉽다. 개별 기업을 비롯한 소비자가 서버, 저장장치 등 정보통신기술(ICT) 자원을 구비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빌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입자를 붙잡는 ‘록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IT기업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게임 등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해 가입자 이탈을 막고 있다. 투자자들도 IT 제품·서비스의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 수수료 방식을 선호한다고 WSJ는 전했다.

하드웨어에도 이 같은 수익모델을 적용할 수 있을지가 애플 등 IT 기기 제조사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애플은 이미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면 해마다 새로운 기기를 받을 수 있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하지만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용자는 소유 대신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기 교체 횟수가 줄어들면 되레 매출이 감소할 위험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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