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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수호자 되겠다"는 GM… '썩은 돈' 2조 내놓고 1조 '새 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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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터 찾아간 GM

배리 엥글 GM 해외부문 사장 여야의원 면담

대여금 출자전환 방식 제안한 듯… 논란 예고
정부 지원 전제 "한국에 신차 2종 배치 가능"



[ 장창민/도병욱 기자 ]
"한국에 남고 싶다(We would like to stay in Korea).”

배리 엥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20일 국회 여야 의원과 만나 던진 첫마디다. 신차를 투입하고 비용절감 등을 통해 한국GM을 회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들여야 할 자금은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지원 방식이다. GM은 기존 한국GM에 빌려준 대여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하고, 산은엔 유상증자를 통한 신규 자금(뉴머니) 투입과 대출 재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차 투입한다는데…

엥글 사장은 이날 여야 의원과의 면담에서 한국GM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수십만 일자리의 수호자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GM 회생을 위한 밑그림도 제시했다. 신차를 배정해 중장기 먹거리를 마련해주고 비용절감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엥글 사장은 “신차 2종을 부평 1·2공장과 창원공장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 50만 대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지 않으면 남아 있을 수 없다”며 비용절감 방안 추진도 시사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3조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봤다.

GM은 한국GM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후속 모델과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트랙스는 지난해 26만 대가량 수출된 차종이다. GM은 한국GM의 생산능력(연 91만 대)을 연 50만 대로 절반가량 줄여 가동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 자동차 부품회사 대표는 “신차를 배정한다는 것은 개발에 2~3년, 양산 5년을 합쳐 최소 7년 이상 공장을 가동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엥글 사장은 군산공장 폐쇄계획 철회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철회 가능성 유무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노(No)”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군산공장 인수 희망자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 보령공장은 그대로 운영하되 군산공장만 따로 분리 매각하겠다는 얘기다.

◆홍영표 “GM, 출자전환 의사 밝혀”

엥글 사장은 면담 말미에 뼈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한국 정부와 산은, 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고 했다.

GM은 한국 정부에 한국GM에 대한 △3조원 안팎 증자에 참여(산은 5000억원) △수천억원 규모의 대출 재개 △세금 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GM은 본사에 진 부채(약 3조4000억원) 중 22억달러(약 2조3600억원)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방식의 증자를 추진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GM이 한국GM에 빌려준 3조원대 돈을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또 GM이 한국에 요청한 지원 금액은 총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5000억원 안팎)와 대출, 정부의 세금 감면 등을 합친 금액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GM이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이른바 ‘뉴 머니’를 한국GM에 투입할지는 확실치 않다.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하면 한국GM의 재무구조는 좋아지겠지만 당장 운영자금도 빠듯한 회사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증자에 참여하고 대출도 재개하면 신규 자금은 모두 한국 측이 부담하게 된다. 결국 GM은 신규자금 투입 없이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산은만 새로 돈을 내라는 것이어서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썩은 돈(상환받기 힘든 대여금)만 출자전환하고 신규자금을 넣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도 지원 명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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