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극장가에 이름을 올리며 충무로 대표 '열일 배우'로 불리는 강동원(37). 그런 그가 데뷔 15년 만에 할리우드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한다.
최근 강동원이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 LA'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영화계가 들썩였다. '쓰나미 LA'는 '콘 에어'(1997), '툼 레이더'(2001) 등을 연출한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신작으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쓰나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덮친다는 설정의 재난 영화다.
강동원은 지난 14일 개봉한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홍보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진출 소감 및 향후 계획에 대해 털어놨다.
"예전부터 할리우드 진출 계획이 있었어요. 한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을 봤는데 그 작품 제작이 중단돼 같은 제작사가 준비하는 '쓰나미 LA'에 출연하게 됐죠."
'쓰나미 LA'에는 총 5500만 달러(599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영국에서 사전 제작 중이며 촬영은 오는 3월부터 영국과 멕시코를 오가며 이뤄진다. 강동원은 극 중 정의로운 서퍼 역할을 맡았다.
앞서 강동원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한 세계 무대 데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전부 영어 대사예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작품을 쉬지 않고 찍으니까 공부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현재 촬영 중인 '인랑'을 마치고 3월부터 유럽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강동원은 단순히 '할리우드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고, 세계적인 배우들과 연기를 하기 위해 미국행을 택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할리우드 진출로 인해 한국 영화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겠다는 게 그의 커다란 포부다.
"(한국 영화계는) 영화를 정말 사랑하지 않고서는 일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에요. 시장을 넓히려면 배우들이 해외 진출을 하는 수밖에 없죠. 좋은 점들을 배워와서 한국에 공유하고 싶어요. 한국의 장점도 가지고 나가서 할리우드에 공유해보려고요."
강동원은 '좋은 영화'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이름값으로 투자를 이뤄내고, 시간 또한 과감히 투자할 줄 아는 진정한 영화인이다. 영화를 향한 지극한 사랑이 그를 세계로 뻗어나가게 한 것이다. 이제 국제 시장을 넘나들게 된 그는 앞으로도 1년에 두 작품씩 꾸준히 관객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 어느 곳이든 상관없어요. 세계에 있는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라도 괜찮아요. 단, IS가 있는 무서운 곳만 빼고요.(웃음) 지금 촬영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데 조금 있으면 외국의 새로운 환경에서 촬영을 하게 되니까 흥분되네요."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