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훈풍에 동승하겠지만
미국 통상압력으로 실적 우려 부각
기초체력 흔들리면 조정 불가피
[ 송종현 기자 ] 국내 증시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미국 금리 인상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실적 악화와 경기둔화 가능성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면 한국 증시에 진짜 위기가 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업 실적과 관련해선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추정치가 있는 181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총 49조2729억원이다. 전년 동기(42조5918억원)보다 15.68%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미국의 통상압력 등 여파로 기업실적 개선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등 지난해 반도체와 함께 수출을 이끌었던 업종의 주력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거나 성장세가 주춤해졌다”며 “올해 수출 증가율은 작년의 3분의 1 수준인 5.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말 51조6890억원보다 4.67%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등 방산주, 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업종 부품주 등이 ‘눈높이’가 낮아진 대표적 종목이다.
최저임금 인상, 한국GM의 전북 군산공장 폐쇄 등은 내수경기에 ‘직격탄’을 날릴 요인이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02만 명에 달해 작년 6월(106만 명)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이후 이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S&T모티브 에스엘 등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급락세를 보였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실적 악화나 경기둔화가 확인되면 한국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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