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연구 관행 탈피… 국책연구기관 혁신 시급"
[ 고경봉 기자 ] “한국은 인구 소멸 등 일곱 가지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국책 연구원들이 ‘명견만리(明見萬里: 만리 밖의 일을 파악하듯 뛰어난 통찰력)’의 각오로 한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사진)이 12일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서 취임식을 하고 한국 사회를 둘러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두뇌’를 담당하는 국책연구기관들이 베끼기식, 성과 보여주기식 연구 관행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사연은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으로 총 1조1000억원의 예산을 쥐고 26개 국책연구기관의 인사와 지원·평가를 맡는다.
성 이사장은 이날 한국이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소멸’ △북핵 위기와 그에 따른 한반도 전쟁으로 인한 ‘민족 소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면서 발생할 ‘세계 소멸’ 등 세 가지 소멸 위기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사회불평등에 따른 고통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고용 위기 △투기적 거품경제의 종말에 따른 장기 침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도 한국 사회를 위협할 요소로 꼽았다.
성 이사장은 “이 일곱 가지 위기 속에서 경사연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은 20, 30년을 내다보고 세상의 변화에 대비하는 명견만리의 지혜를 갖춰야 한다”며 “평가에 연연하거나 다른 기관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연구에서 탈피하고 외국 이론의 단순 적용, 선례 학습의 관행도 깨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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