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새 33원가량 급등… 원·엔 환율도 1002원
"외국인 주식 매도 이어지면 1100원 넘어설 가능성도"
[ 김은정 기자 ] 미국 증시가 급락한 충격으로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0원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 오른 1091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8원10전 오른 1096원60전으로 출발했다. 장중에는 1098원6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11월21일 장중 기록한 1099원90전 이후 두 달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수출업체가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내놓으면서 장 막판에는 환율 상승폭이 줄었다.
환율은 전날에도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장중 한때 10원 넘게 올랐다. 지난달 25일 기록한 올해 최저점(1058원60전)과 비교하면 열흘 만에 33원가량 뛰었다.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퍼지면서 이날 원·엔 환율도 100엔당 1002원62전을 기록했다. 전날(989원59전)보다 13원3전 올랐다.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넘은 건 지난해 10월19일(1001원19전)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한때 100엔당 1011원까지 뛰기도 했다.
환율은 그동안 줄곧 하락세(원화 강세)였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올 들어 대부분 1060~1070원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확산됐고 그 결과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특히 미국 뉴욕증시에서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국내 주식·채권 가격이 일제히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도 급락하기 시작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확산했다”며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약세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넘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당장은 환율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로 1100원 돌파가 쉽지 않지만 외국인 주식매도가 이어지고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 환율이 1100원 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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