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비정유사업 약진
LG화학, 영업이익 47% 늘어
[ 김보형 기자 ] 국내 정유·화학업계에서 각각 1위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양사는 올해도 고부가가치 화학제품과 배터리 등 신수종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으로 작년 매출 46조8265억원, 영업이익 3조234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0.2%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3조2283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화학과 윤활유 등 비(非)정유사업 영업이익이 2조705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4%로 높아졌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원유를 정제하는 정유(1조5021억원) 화학(1조3772억원) 윤활유(5049억원) 순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1조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용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현재 1.1GWh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올해 4.7GWh로 늘리고, 2020년엔 20GWh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연간 배당금을 주당 80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7월 중간배당(주당 1600원)을 제외한 연말 배당금은 주당 6400원이다. 배당금 총액은 745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LG화학도 이날 지난해 역대 최대인 매출 25조6980억원, 영업이익 2조9285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24.4%, 47.0% 증가했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기초소재부문 영업이익이 2조8081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웃돌았다. 편광판 등 광학소재를 제조하는 정보전자소재(1115억원)와 생명과학(535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성장 동력임에도 적자에 허덕이던 전지부문도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쓰이는 소형 전지 수요가 늘고, 신재생에너지 저장에 쓰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가 늘면서 흑자 전환(289억원)했다.
LG화학은 올해 시설 투자에 사상 최대인 3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년보다 52% 증가한 것으로 화학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배터리 등 신사업 육성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도 작년보다 5% 가까이 늘어난 26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정호영 LG화학 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올해도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소재부문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전기차 판매 확대로 자동차 전지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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