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카페 낸 바나나맛우유, 매출 2000억 돌파
팬미팅 하는 오로나민C, 1500명 모여 공연
2030 직원에 마케팅 일임
협업·SNS로 '젊은 팬' 모아
출시 이후 최대 실적 올려
[ 김보라 기자 ]
경쟁이 치열한 음료시장에서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와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오로나민C는 2015년 출시 이후 3년간 매년 두 배씩 성장, 지난해 매출 300억원을 기록했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출시 44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넘겼다.
두 제품의 공통점은 팬덤이 있다는 것이다. 오로나민C는 팬클럽 창단식 모집 공고에 1500명가량이 몰렸다. 바나나맛우유는 페이스북 팔로어가 17만 명에 달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에서 형성된 충성 고객층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젊어진 마케팅팀…10~20대 공략
오로나민C와 바나나맛우유는 SNS 마케팅에 적극 투자했다. 조직부터 바꿨다. 오로나민C SNS마케팅팀은 20대 여성 두 명이 맡고 있다. 바나나맛우유 마케팅팀은 2016년 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젊은 직원들로 ‘물갈이’됐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을 적극 활용했다. 오로나민C는 방송인 전현무 씨가 광고모델로 선정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 알렸다. 그 뒤 소비자들이 ‘생기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직접 제작한 패러디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쏟아졌다.
출시 첫해 오로나민C볼단이라는 팬클럽도 생겼다. 동아오츠카가 지난해 ‘팬클럽 창단식 참가자 모집’ 공고를 내자 120명을 뽑는 데 1500명가량이 몰렸다. 창단식 파티에선 오로나민C를 상장하는 붉은색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광고 CM송을 열창하며 춤을 췄다. 행사 뒤엔 참가자들이 아이돌 팬클럽처럼 무대에 설치된 로고와 안내판까지 뜯어갔다.
바나나맛우유는 페이스북 마케팅을 통해 마니아층을 확보한 뒤 체험 공간 마케팅에 나섰다. 2016년 3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옐로우카페를 열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바나나맛우유 기획상품(MD)은 품귀현상을 빚었다. 이후성 빙그레 데어리팀 팀장은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10~20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옐로우카페는 지난해 4월 제주도에도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연 방문객 10만 명, 매출 10억원이 넘어섰다.
◆광고 말고 ‘fun’을 선물하라
오로나민C와 바나나맛우유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에게 재미를 선물하는 ‘펀(fun) 마케팅’이다. 오로나민C의 ‘새해맞이 쓸모없는 선물교환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달력, 2년 전 다이어리 등 쓸모없는 선물을 본사에 보내면 오로나민C 등의 음료로 교환해주는 이벤트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기성세대에게는 황당한 이벤트로 보여도 10~20대에겐 색다른 놀이 문화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바나나맛우유는 다른 업종과의 협업, 패러디 캠페인 등을 벌였다. 2016년엔 패키지에 브랜드명 자음을 지운 ‘ㅏㅏㅏ맛우유’ 캠페인을 벌였다. 10~20대 소비자들이 바나나맛우유를 사서 마음대로 자음 공간을 채워 인증샷을 올리는 게 유행했다. 2016년부터 CJ올리브영과 협업한 ‘바나나맛우유 화장품’은 2년 연속 모두 팔렸다.
지난해 ‘마이스트로우 캠페인’도 놀이 심리를 자극한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내가 원하는 모양의 빨대를 만들어 마시는 마이스트로우는 출시 1주일 만에 3만 개가 다 판매됐다. 빙그레는 ‘놀이 마케팅’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단지캠은 출시하자마자 1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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