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불패신화 마침표 찍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 등 모든 옵션 검토"
서비스법, 의료 빼고 논의
국회 참여하는 타협기구 '사회적 연대위원회' 설치 제안
[ 김형호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정부와 여당은 재건축 부담금을 포함해 보유세 인상과 분양원가 공개 등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특단의 부동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규제 샌드박스나 네거티브 규제 원칙 도입은 물론 의료 분야를 제외한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강남 집값 급등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부동산 불패신화에 마침표를 찍고 주택이 투기가 아니라 주거 대상으로 자리하도록 반드시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특단의 대책’까지 언급한 것은 2월부터 본격화되는 신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에도 강남 집값이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 반대로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해서는 ‘의료 분야’를 빼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국회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에서 발의된 이 법안에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규제혁파’와 4차 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야당 반대로 교착상태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관련해 수장의 인사권 양보를 시사했다. 우 원내대표는 “권력기관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 헌법개정 등 3대 정치 개혁에 보다 속도를 내겠다”며 “이를 위해 야당의 공수처 수장에 대한 국회 추천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국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타협기구 ‘사회적 연대위원회’ 설치도 제안했다. 그는 “노사정위원회는 청년, 비정규직, 중소 영세상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통로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정 능력을 잃어가는 국회 기능을 보완할 ‘시민의회(의회배심원제)’도 제안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타협이 어려운 쟁점법안에 대한 국민 숙의 과정을 도입해 중재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 산입 범위 등 여야 간, 또는 같은 당 내부 이견으로 조율이 안 되는 법안의 국민 숙의를 적용해 타협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진영논리에 갇힌 대의정치의 한계를 극복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평화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쟁을 자제하고 국회 결의안 처리에도 협력해 달라”며 “북한도 무모한 도발과 국제사회의 상식을 벗어나는 억지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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