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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류를 화성에' 머스크의 꿈 이룰 로켓… '팰컨 헤비'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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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발사 계획

승객·짐·연료 가득 채운 B747
우주 궤도에 쏘아올릴 수준

달 탐사 나섰던 새턴V 이후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손꼽혀

발사 비용 9000만弗에
美 우주 탐사의 ‘신무기’ 부상



[ 박근태 기자 ]

1969년 7월16일 오전 9시32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의 39A발사대에선 거대한 새턴V로켓이 시뻘건 불꽃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우주발사체인 이 로켓에는 세 명의 우주인과 38만㎞ 떨어진 달까지 이들을 실어나를 아폴로 11호가 실렸다. 세 우주인 중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나흘 뒤 달에 인류 최초로 첫발을 내디뎠다.

49년 만에 이 발사대에선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로켓이 하늘로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괴짜 억만장자이자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우주회사 스페이스X가 만든 대형 로켓 ‘팰컨 헤비’가 주인공이다.

전기차 실어 화성으로

머스크는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팰컨 헤비 로켓을 다음달 6일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팰컨 헤비는 2024년까지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머스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대형 로켓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1부터 시작해 재활용 로켓 팰컨9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팰컨9을 18차례 발사해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팰컨9은 인공위성을 지구저궤도(LEO)에 올리거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급품을 실어나르는 수준에 머문다. 달이나 화성 같은 더 먼 심우주 탐사에는 한계가 있다.

팰컨 헤비 로켓은 지난해 스페이스X가 공개한 대형 팰컨로켓(BFR)이나 미국 정부가 개발하는 차세대 발사체인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보다는 탑재량이 적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개발 중이거나 구상 단계라서 사실상 달탐사에 나선 새턴V 이후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손꼽힌다.

승객과 짐, 연료를 가득 채운 보잉 B747 여객기 한 대를 우주 궤도에 쏘아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쉽게 환산하면 코끼리 13마리를 한꺼번에 우주로 실어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새턴V는 코끼리 33마리, SLS는 30마리를 실어나른다.

스페이스X는 지난 25일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팰컨 헤비 로켓의 시험 연소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이번 연소 실험의 성공으로 이르면 1주일 내, 길게는 수주 내에 우주로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팰컨 헤비 로켓에는 위성이나 탐사선 대신 특별한 화물이 실려 있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에서 생산한 빨간색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다. 팰컨 헤비에 실려 우주로 향한 이 전기차는 태양과 화성 주위를 잇는 타원 궤도를 돌 예정이다.



코끼리 13마리 우주로 보낼 능력

2016년 9월 페이스북의 위성을 실은 팰컨9이 폭발하면서 기술 개발에 대한 대대적 점검이 이뤄졌다. 그로부터 불과 몇 개월 뒤인 지난해 스페이스X는 무사고 신화를 이뤄냈다. 이미 발사한 로켓을 다시 사용한 횟수만 14회에 이른다.

총 27개 멀린 엔진이 달린 팰컨 헤비는 언뜻 보기에 팰컨9 로켓 3개를 연결한 형태다. 가운데 1단은 완전히 새로 설계됐고 보조부스터 2개는 기존 팰컨9 1단 로켓을 재사용한 것이다. 로켓을 밀어올리는 힘도 세 배 세다.

하지만 팰컨 헤비 로켓은 당초 계획보다 개발이 늦어졌다. 머스크는 2011년 3년 내 팰컨 헤비를 쏘아 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단순히 팰컨9을 3대 붙이는 수준을 넘어 항공역학을 비롯해 모든 게 바뀌었다”며 “당시 생각보다 벅찬 계획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팰컨 헤비 로켓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을 빠르고 값싸게 실현하는 획기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NASA에 유인 달 탐사계획을 재개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정찰위성 발사 사업도 새 사업 영역이다. 머스크는 “팰컨9과 팰컨헤비 로켓의 공통점 덕분에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는 팰컨 헤비 로켓 발사비용을 9000만달러로 내걸었다. 필 라르슨 미국 콜로라도공대 교수는 “정부가 사실상 공짜로 납세자로부터 대형 로켓을 얻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소시험에 성공하면서 네 차례 발사를 추진하게 된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우주여행객 2명이 1주일간 달 주위를 돌다 돌아오는 프로젝트를 올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도 팰컨 헤비 로켓이 사용될 전망이다.

물론 팰컨 헤비 로켓이 진입할 시장이 예상외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공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위성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이 작아지는 만큼 로켓도 점점 소형화하고 있다. 벡터와 로켓랩 등 중소형 로켓 회사들이 올해부터 소형 위성에 맞는 로켓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팰컨 헤비 로켓은 여전히 SLS를 대체할 강력한 대안으로 손꼽힌다. SLS는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로켓인 새턴V에 이르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발사비가 팰컨 헤비의 11배가 넘는 10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리턴투문(달로의 귀환)’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민간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값싼 팰컨 헤비가 주목받는 이유다. 당초 올해 개발이 완료될 SLS의 개발 일정도 내년까지 미뤄지면서 팰컨 헤비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 아직까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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