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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뜨거운 응원 열기

'황제' 페더러와 대결에 큰 관심
테니스협회, 강당서 단체 응원도



[ 성수영/장현주 기자 ]
올겨울 최강 한파도 ‘2018 호주오픈’ 테니스 4강전에 출전한 정현 선수(22)를 향한 시민들의 응원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26일 전국 곳곳에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방불케 하는 단체응원이 펼쳐졌다. 대한테니스협회 주최로 단체응원이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고 강당(경희관)은 경기 시작 전인 오후 5시부터 결승 진출을 염원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레츠고 정현!’ 구호와 함께 응원용 봉을 부딪치며 정현의 승리를 기원했다. 서울고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은 대형 TV로 중계된 정현의 서브와 백핸드 스윙 등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같은 시간, 정현이 재학 중인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 대강당에도 응원하러 온 선후배들과 시민 수백여 명이 모였다. 현장에 나온 김성조 한체대 총장은 “정현 선수의 4강 진출은 취업난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또래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위대한 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불금’을 맞은 직장인들의 응원도 뜨거웠다. 서울고에서 만난 직장인 김형민 씨(35)는 “반차까지 내고 가족과 함께 응원하러 왔다”며 “테니스 동호인으로서 국민이 테니스에 관심을 가지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논현동의 한 회사에서는 직장 동료 20여 명이 퇴근도 미룬 채 경기를 지켜봤다. 박모씨(29)는 “경기를 조금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회사에서 경기를 관람한 뒤 근처 호프집에서 뒤풀이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정현의 고향인 경기 수원은 도시 전체가 응원 열기로 들끓었다. 지역 식당들은 ‘수원의 아들 정현, 우승 가즈아!’ 등의 문구를 새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모교인 수원 삼일공고에는 테니스부 선후배와 재학생, 교직원, 지역주민 등 수백여 명이 모였다. 학교는 한파에 대비해 온풍기를 미리 가동하고 응원도구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뜨거운 응원 열기에 호응했다. 삼일공고에 재학 중인 김모군(17)은 친구들과 함께 “학교의 자랑 정현 선배님 파이팅”이란 구호를 외쳤다.

‘정현 마케팅’에 나선 식당이나 호프집들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학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씨(47)는 “맥주 한 잔 무료 제공 이벤트를 내걸었는데 오후 5시에 가게 문을 열자마자 금방 자리가 꽉 찼다”며 웃었다. 서울 동교동의 한 호프집은 “정현이 페더러에게 3-0으로 이기면 20%, 3-1로 이기면 15%, 3-2로 이기면 모든 맥주 10% 할인행사를 한다”는 홍보문구를 내걸어 많은 손님을 모았다.

성수영/장현주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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