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중국, 질주하는 선전
2년여 걸쳐 생산·공정 모든 과정 혁신…기계 설비도 자체 개발 가속도
의료·교육·에너지 관리시스템 구축…스마트시티 인프라 선점 박차
"2019년부터 5세대 이통기술 바탕 플랫폼 서비스할 것"
[ 노경목 기자 ]
중국 선전에서 북쪽으로 40분 거리에 있는 산업도시 둥관. 중국 대표 정보기술(IT)회사 화웨이의 유일한 공장이 있는 곳이다. 화웨이는 2년여에 걸쳐 생산 및 공정 혁신작업을 한 뒤 지난 16일 한경 특별취재단에 공장을 공개했다. 건물 5층 높이에 가스레인지 크기의 박스 2만6000여 개를 자동 분류해 놓은 창고, 시간당 수천 대의 무선통신 장비를 제조하는 생산라인 등 대부분이 사람의 손길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30m 남짓의 무선통신 장비 라인에 배치된 인력은 5~6명.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무인 차량들이 필요한 부품과 생산이 끝난 제품을 나르고, 작업장 구석구석을 돌며 생산에 적합한 온도 및 습도가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공정 자동화와 관련해 기자가 최근 2년간 둘러본 삼성전자, LG전자 공장에 뒤지지 않아 보였다.
눈길을 끈 것은 중국 브랜드가 붙어 있는 테스트 장비였다. 생산이 끝난 제품이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장비에 ‘한마(悍馬·용맹한 말)’란 브랜드가 찍혀 있었다. 화웨이 측은 회사 내 생산장비 연구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각 연구팀에 의욕적으로 일할 동기를 부여하고, 미래에 사업화 할 수 있도록 성공적인 과제에 대해 독자 브랜드를 준 것이다. 공장에는 독일과 일본산 생산장비가 다수였지만 점차 내재화된 생산장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화웨이는 전했다.
앞서 선전에 있는 본사에서 화웨이 측이 밝힌 회사 비전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국내 통신사도 채용하고 있는 통신장비와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스마트폰만이 아니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프로바이더’란 소개에 걸맞게 정보 인프라 서비스가 즐비했다. 도시 정보 인프라를 예로 들면 각종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도시 주요 시설에 드나드는 사람이 몇 명이고, 각 도로에는 몇 대의 차량이 운행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CES) 주제도 ‘스마트 시티’였던 만큼 화웨이도 도시 인프라 서비스에 거는 기대가 커 보였다.
화웨이는 공장과 철도, 의료, 교육, 에너지 관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각각 최적화된 관리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특히 원격의료와 관련된 의료 인프라 서비스는 관련 법 개정 지연으로 시작도 못 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조 켈리 화웨이 국제미디어사무부 부사장은 “화웨이의 발전은 선전의 세계화 과정과 발맞춰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 17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미국과 독일 스웨덴 러시아 인도 등에 연구개발 사무소를 갖춘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전의 개방적인 분위기에 따른 높은 투자 자유도,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은 화웨이가 고속 성장하는 토양이 됐다. 쉬옌 화웨이 무선사업마케팅 팀장은 “화웨이는 사물인터넷(IoT) 생태계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많은 기업과 제휴해 IoT 및 인공지능(AI) 서비스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며 “2019년이면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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