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에 모집액의 2.5배 들어와
연 4% 중반 금리 매력 부각
≪이 기사는 01월24일(03: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이 이달 발행할 영구채(신종자본증권) 형태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에 모집금액의 두 배가 넘는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이 영구채 형태의 코코본드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25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교보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코코본드는 발행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원금이 모두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채권이다. 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이자 지급이 중단된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주로 은행들이 자본건전성 강화를 위해 발행한다.
대구은행이 이번에 발행하려는 코코본드는 만기가 없는 영구채 형태다. 다만 대구은행이 발행한 지 5년 후부터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이 붙어있다. 이자 지급 중단 및 원금 상각 가능성이 있고 적어도 5년은 지나야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코코본드의 신용등급은 이 은행 신용도(AA+)보다 두 단계 낮은 ‘AA-’다.
대신 일반 은행채보다 금리가 높다는 게 매력으로 꼽힌다. 대구은행이 투자자들에 제시한 코코본드의 희망금리 범위는 연 4.5~5%로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5년 만기 ‘AA-’등급 은행채 평균금리(연 3.285%)보다 1.215%포인트 이상 높았다. 영구채를 발행하는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고금리의 5년 만기 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양호한데다 금리도 일반 은행채보다 높아 여러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의사를 보였다”며 “기관들의 투자 ‘실탄’이 풍부한 연초라는 점도 투자수요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성공적인 수요예측 덕분에 기존에 제시한 희망금리 범위보다 다소 낮은 연 4.49% 수준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은행은 채권 발행을 통해 1000억원이 유입되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14.76%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5.12%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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