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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갑 칼럼] 새해, 새 나라, 새 기득권층 갑질 없애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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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반복하며 격려금 챙겨온 현대차 노조
협력업체 및 직원의 몫 가져가는 '갑질'일 뿐
생산성 향상 없는 '소득 양극화 강요' 그쳐야

강호갑 <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



학형(學兄)! 무술(戊戌)년입니다. 말 그대로, 무엇이든지 술술 풀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더 또렷한 내용을 더 또렷하게 말씀드릴 용기를 갖기로 했습니다. 나이 들어가는 정상적인 사람으로서의 책무 같은 느낌 때문입니다. 부디 혜량(惠諒)해 주시겠지요.

새 정부가 국력을 총동원해 ‘적폐청산’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득권을 넘어 ‘이해 못할 갑질’을 일삼는 ‘적폐’까지 일소해야만 그 역사적인 소명을 다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갑질’ 중 하나가 현대자동차 노조이고 그 심각성은 이미 한계를 넘었습니다. 그들의 끊임없는 파업은 정상적인 공장 생산 방식, 제조 현장의 합리적인 투자, 우리의 최대 강점이던 제조업 경쟁력, 기업 성과의 정당한 분배, 생산 현장의 직업윤리, 사회적 형평성의 문제들을 모조리 왜곡하는 주범으로 자리잡아 버렸습니다.

2017년 임단협 과정에서만 터무니없는 조건과 이유로 24차례 파업을 하고, 2조원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습니다. 지난 시간 파업으로 야기된 수십조원의 손실을 포함한 모든 피해는 협력업체와 소속 근로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가야만 하는 ‘이유 없는 갑질’ 피해의 전형(典型)이 돼 버렸습니다.

그들은 매년 줄기차게 ‘더 많이’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협력업체와 소속 근로자는 매년 더 많은 고혈을 짜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올해도 그들(평균 연봉 약 1억원, 월평균 800여만원)은 기본급 및 상여금 인상, 무엇에 대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성과 및 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1인당 평균 연간 1600만원, 현대차 전체로는 연간 약 8000억원 정도(현대차 조합원 기준)를 더 챙겨 갑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에 관심이 없습니다. 목소리를 높이고 파업만 하면 주는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임금은 일에 대한 대가입니다. 이것의 대원칙은 떼를 써서 강제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일한 만큼 벌어 가는 것입니다. 더 많이 벌려면 생산성 향상과 혁신 등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수입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 현대차 중국 공장을 찾은 여당 중진의원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했겠습니까. 현대차 국내 공장의 노동생산성은 오래전부터 현대차 7개 해외 공장 모두에 역전패했고, 품질 수준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이 차지하는 몫에는 협력회사와 소속 근로자 몫의 일부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자동차산업 전체가 산출하는 이익 규모는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이 따라주지 못하면 커질 수 없는데, 현대차 노조가 지속적으로 더 챙겨가기 때문에 협력사들은 지속적으로 덜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양극화의 첫째 주범입니다.

얼마 전 한 교수님이 인용한, 인문학 박사 아들을 가진 어느 노모의 한(恨) 서린 ‘눈물 젖은 편지’입니다. “아들을 어려서부터 공부 못하게, 책도 덜 읽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문학 박사도 안 되게 했더라면 지금같이 이토록 비참하게 살지는 않았을 것…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부모와 다른 형제자매들 마음만 아프게 하는 자식이 되어 버렸다”는 피맺힌 한탄입니다. 3만 명을 웃도는 이들은 대학 객원교수, 시간강사 등을 전전하며 고작 월 240만원 정도의 월급으로 생활하고, 이마저도 지금의 대학 현실 앞에서 끊긴다고 합니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에 추가로 챙기는 약 8000억원(현대차 조합원 기준)은 ‘박사 낭인’들에게는 1인당 연간 약 2700만원, 월 220만원 정도를 추가로 줄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들에게는 생명만큼 값진 금액일 것입니다. 학형도 박사학위를 받으셨으니 잘 아시겠지요. 이런 터무니없는 양극화가 이 정부가 추구하는 소득 주도의 사회 정의는 아닐 것입니다. 그 교수님이 제시한 폐부를 찌르는 해법이 정부와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주체에게 모범답안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그 교수님이 제안한 박사 낭인들에 대한 ‘눈물겨운 자구책’으로서 “대학교수 정년 줄이기. 62세 정년, 60세부터 임금피크제” 이 제안이 노동 현장에 적용됐다면 지금쯤 어찌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납니다.

강호갑 <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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