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앱 '배달의민족', 네이버 AI스피커와 연계
단골 가게·메뉴 등록하면 목소리만으로 음식 주문
"음성 결제방식도 도입할 것"
[ 이승우 기자 ] “클로바, 치킨 시켜줘.”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이용해 스마트폰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됐다.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를 이용해 목소리만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음성 주문 서비스를 19일 내놨다.
◆AI 스피커로 ‘배달의민족’ 주문
이용자는 네이버 클로바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배달의민족을 연동한 뒤 음식 카테고리별로 단골 가게와 선호 메뉴를 등록하면 말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네이버의 ‘프렌즈’, LG유플러스의 ‘프렌즈플러스’ ‘유플러스우리집AI’, LG전자 ‘씽큐허브’ 등에서 쓸 수 있다. 네이버의 첫 AI 스피커 ‘웨이브’도 곧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치킨 시켜줘”라고 말하면 미리 등록한 업소의 치킨 메뉴가 바로 주문된다. 같은 방식으로 “분식 시켜줘” “야식 시켜줘”와 같은 명령도 가능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상당수 배달앱 이용자가 단골 업소에서 특정 메뉴를 자주 주문한다”며 “AI 스피커 목소리만으로 다양한 메뉴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하게 주문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배달원과 만나 음식값을 지급하는 현장 결제만 지원하지만 추후 음성만으로 결제까지 끝내는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푸드테크(음식+기술) 영역의 기술 발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AI와 자율주행 음식배달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AI 분야에선 ‘배민데이빗’이란 이름으로 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자체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35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여러 AI 플랫폼 회사와 협업 논의를 하고 있다”며 “AI 스피커를 이용한 음성 주문이 일반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이번 프렌즈 스피커와의 연계를 시작으로 다른 성과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AI 플랫폼 ‘공유의 힘’
배달의민족 음성 주문은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외부 업체가 이용할 수 있는 ‘클로바 익스텐션 키트(CEK)’ 덕분에 가능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클로바를 통해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회사를 대상으로 CEK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CEK를 활용하면 기존 운영 서비스에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등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외에도 띵스플로우(연애 운세), 미래에셋대우(국내외 시황 확인), LG전자(스마트씽큐 탑재 가전기기 제어), LG유플러스(쇼핑, 영어, 퀴즈, 라디오 등)가 CEK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다음달 CEK를 정식으로 출시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회사들에게 설명회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플랫폼 리더는 “클로바의 사용 범위가 생활영역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다양한 파트너가 클로바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CEK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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