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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들, 앞다퉈 ETF 상장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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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에 몰려드는 기관 투자금 선점하자"

지수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인기
'빅3' 운용사, 올 85개 신규 상장

"수수료 저렴·시장 발빠른 대응"
기관들, EMP 투자 확대



[ 나수지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 올 한 해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을 대폭 확충한다.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ETF 자문 포트폴리오(EM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ETF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짜려면 다양한 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이 필요하다. 운용사들이 앞다퉈 ETF 상품군을 늘리고 나선 이유다.

◆다양한 ETF 잇따라 등장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운용업계 1~3위(순자산 기준)인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은 올해 총 85개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작년에 증시에 신규 상장한 ETF는 총 74개였다. 상위 3개사의 신규 상장 목표치만 더해도 작년 전체 상장 ETF보다 많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25개 ETF를 추가 상장해 상품 수를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올해 ETF 30개씩을 새로 내놔 각각 125개와 76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자산 배분에 꼭 필요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ETF, 해외 채권형 ETF 등을 추가로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TF로 돈을 굴리는 EMP 시장이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게 운용사들이 상품 수를 늘리는 배경이다.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고르는 액티브 투자 대신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기관투자가도 ETF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코스피200 ETF 등 한정된 상품에 주로 투자했지만 작년부터 다양한 자산을 추종하는 ETF에 돈을 넣은 뒤 시장상황에 맞춰 자산비중을 조절하는 EMP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작년 10월 공무원연금이 연기금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원을 EMP로 굴리기로 한 데 이어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공제회는 물론 보험사 은행 등도 자기자금을 EMP로 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운용사들은 운용사별로 4000억~6000억원의 EMP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EMP 투자 확대하는 기관들

기관이 EMP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수수료가 저렴해서다. 공모펀드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평균 총보수는 1.29%지만 주식형 ETF는 0.33%에 불과하다. 매니저가 주기적으로 ETF 비중을 조정해주는 EMP 펀드는 여기에 수수료가 더 붙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기관투자가의 위탁운용보수도 액티브 펀드로 투자할 때보다 EMP로 투자할 때 최대 절반가량 싼 것으로 알려졌다.

“EMP로 투자하면 자금이 어떤 유형의 주식에 자산이 들어 있는지 파악하기 쉽고 매매도 간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배 부사장은 “EMP는 시장상황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수수료가 저렴하고 운용이 투명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EMP를 활용해 자산을 불리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 ETF 자문 포트폴리오

EMP(ETF managed portfolio).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말한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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