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8 개막
5분 충전해 600㎞ 이상 질주
"넥쏘, 3월께 양산 시작… 미라이보다 주행성능 앞서"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로봇택시 개발 구상 중… 삼성과도 협력 위해 대화"
[ 장창민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이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판매 전략과 관련해 “수소차는 미국보다 유럽 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 현대차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등 친환경차 수요가 많은 유럽 시장에 차세대 수소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차세대 수소차 넥쏘(NEXO)를 CES 무대에서 전격 공개했다. 5분 충전으로 600㎞를 넘게 달릴 수 있는 미래 친환경차다. 정 부회장은 “수소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는 시장 확대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넥쏘는 2013년 내놓은 세계 첫 수소차인 투싼ix FCEV를 잇는 모델이다. 5분간 한 번 충전으로 600㎞ 이상(최종 인증 전) 주행할 수 있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연간 판매 목표는 3000대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반인 넥쏘의 최대 출력은 기존보다 20% 이상 증가한 163마력에 달한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성능이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려 추운 날씨엔 시동이 잘 걸리지 않던 기존 수소차의 약점도 극복했다. ‘10년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 기술을 갖췄다.
넥쏘는 원격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적용했다. 가격은 6000만원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포함하면 실구매가는 40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올 3월 차세대 수소차 양산과 동시에 높은 성능과 낮은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을 쥔다는 구상이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넥쏘는 도요타 미라이보다 주행 성능과 1회 충전 주행거리,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뛰어나다”며 “다들 잘 안 믿으려고 하지만 우리가 가장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상 현대차그룹 환경기술센터장(전무)은 “수소차 활성화를 위해 고객 대상으로 무상 충전시스템을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중국 정부가 최근 수소차 공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활성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날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오로라와 함께 넥쏘를 시험용 차량으로 삼아 2021년까지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4단계(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시험에 필요한 최적의 ‘스마트시티’를 국내외에 선정할 계획이다. 크리스 엄슨 오로라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대차의 혁신적 넥쏘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탑재, 연구개발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양 부회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로봇택시 개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최첨단 커넥티드 기능과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 없이 승객을 나르는 로봇택시 및 무인 배달차량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양 부회장은 “구체적인 아이템까지는 정하지 못했지만 (삼성전자와) 여러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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