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시프트
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 / 안세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472쪽 / 2만원
김위찬·르네 마보안 교수, 13년 만에 '블루오션 신작'
튀기지 않는 감자튀김 조리기
장편영화 실시간 스트리밍…다양한 블루오션 사례들 소개
블루오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
광범위한 인간정서 이해해야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세계 경영계의 주목을 받은 책이 등장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블루오션 전략》이란 제목의 책이었다. ‘진정한 전략은 경쟁을 불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경쟁의 ‘레드오션’에서 탈출해 가치혁신의 ‘블루오션’으로 가야 한다는 생생한 시각적 이미지를 경영자들에게 전달했다.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의 블루오션 이론은 학계는 물론 기업과 정부에까지 인상 깊은 전략적 통찰력을 제공하면서 활발히 적용됐다. 《블루오션 시프트》는 두 교수가 발로 뛰며 블루오션 전략을 현장에 적용하고 그 성과를 정리해 쓴 역작이다. 급변하는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의 길을 찾는 조직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키워드는 ‘실행’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개인이, 기업이, 정부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철저한 현장 경험을 통해 검증된 5단계의 블루오션 시프트 과정을 제시하면서 조직의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가야 하는지 매우 상세하게 알려준다. 시작할 곳을 찾아내고, 현 위치를 파악하고, 목표를 상상하고, 도달 방법을 찾고,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과정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사용해야 하는 도구도 친절하게 제시한다.(책 속 도표들에 자기 기업을 그대로 대치해서 그래프를 그려보는 것도 책을 잘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절대 나오지 않았을, 매우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이 책의 묘미는 블루오션의 실행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에 있다. 기업 내에 블루오션 추진팀을 꾸리고 혁신을 이끌어나갈 때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놓인 부서들이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어떻게 하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가 나오는지 보여준다.
이를테면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세브는 세계 최초로 튀기지 않고 감자튀김을 만드는 조리기를 생산했고, 이 산업의 가치는 40% 가까이 올라갔다. ‘감자튀김을 만들려면 기름을 많이 써서 튀겨야 한다’는 기본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나온 혁신적인 대안이었다.
넷플릭스는 광대역 인터넷의 성장세를 지켜보며 ‘우리 기업이 앞으로 구매자들에게 줄 수 있는 더 큰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장편영화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선택했다. 멀리 브라질에서는 50개가 넘는 경쟁 기업이 2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생산하는 극한 경쟁 상황의 화장실 휴지산업에서 킴벌리 클라크가 사용자 편의에 집중한 제품으로 시장을 평정했다.
이런 블루오션 시프트 실행의 성과는 기업에만 그치지 않았다. ‘계속 늘어나는 교도 예산을 줄일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말레이시아 정부는 벤치마킹 대신 업계의 기본 가정을 다시 고민하는 블루오션적인 방법으로 완전히 새로운 재소자 수용시설인 CRP센터를 설치해 경범죄자의 재범률을 약 90% 줄였다.
이 모든 실행의 근저에는 저자들이 말하는 ‘인간다움(humanness)’이 자리한다. 블루오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어려움을 이기려면 현재 갖고 있는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불안, 그리고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인정, 욕구 등 인간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런 인간의 정서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변화의 과정을 가야 한다고 이 책은 역설한다. 결국 자신감과 체계적인 방법론의 결합이 성공의 열쇠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저자들은 “자신감은 있지만 방법론이 없는 조직은 도박꾼과 같다. 방법론은 알지만 자신감이 없는 조직은 절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일갈한다. 가속화된 기술 변화의 시대, 자신감과 방법론이라는 두 개의 도구를 손에 쥔다면 급변하는 상황이 오히려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김봉진 <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전략경영학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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