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농장서 확인…확산 우려
전국 계란 반출 주 2회로 제한
[ 오형주 기자 ] 올겨울 처음으로 수도권인 경기 포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포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AI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포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의 정밀 검사 결과 고병원성 H5N6형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발표했다.
H5N6형 AI는 지난겨울 산란계 살처분 3787만 마리라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바이러스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후 정읍 고창 나주 영암 고흥 등 전남·북 지역 9개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도 H5N6형이었다.
올겨울 처음으로 산란계 농장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점도 경각심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H5N6형 AI는 오리보다 닭에 더욱 치명적이다.
당국은 평창올림픽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강원과 인접한 지역에서 AI가 발생한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부로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주 1회 AI 간이키트 검사를 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계란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농장에서의 계란 반출을 주 2회로 제한하고 AI 확산 우려가 있는 계란 수집 차량의 농장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인근에 거점 환적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평창올림픽 대비 AI 방역상황 및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전국 단위 AI 차단 방역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AI 전파의 주된 매개체로 꼽히는 오리의 경우 지금까지는 AI 발생지 반경 3㎞에서 선별적 살처분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한 마리도 예외없이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AI가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에 인접한 포천까지 진입했다”며 “평창올림픽을 청정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서라도 AI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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