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락근 기자 ]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비비비의 최재규 대표(37·사진)는 스마트폰처럼 휴대하기 간편한 기기로 건강상태를 측정하면 곧바로 데이터가 정리돼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치료 예후를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환자가 객관적인 수치로 본인의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불안을 덜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최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혈당과 콜레스테롤 등 기본적인 건강 지표부터 암, 심근경색, 치매 등의 발병 유무까지 간편하게 알 수 있는 스마트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첫 작품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엘리마크다. 휴대폰과 비슷한 크기의 스마트 진단기기다. 이용자가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낸 혈액을 엘리마크에 넣으면 곧바로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케톤과 혈당치를 알 수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이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으로 정리되고 의료진과 공유된다. 의료진은 이 데이터를 환자 진료에 활용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등 네 가지 지표를 추가로 측정할 수 있는 엘리마크 리피드도 출시한다. 비비비의 핵심 기술은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하는 기술과 자성입자를 이용한 면역진단 기술이다. 이들 기술을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정교한 진단이 가능하고, 진단기기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미니 진단기를 제작할 수 있다. 혈액에서 혈장을 완벽히 분리하지 못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반 진단기기의 단점을 보완했다.
비비비는 암 진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암세포가 배출하는 특정 단백질 덩어리를 검출해 암 여부를 판정하는 방식이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국내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심근경색과 치매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도 확보하고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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