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환상적인 뉴칼레도니아의 바다 속으로
[한경텐아시아=김명상 기자]
눈이 시릴 만큼 파랗게 물든 남태평양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뉴칼레도니아. 하얀 눈처럼 고운 해변과 하늘거리는 야자수, 에메랄드빛 환초에 둘러싸인 환상적인 풍경은 상상 속 천국을 지상에 재현해놓은 듯하다. 뉴칼레도니아 여행의 핵심 중 하나는 깨끗하고 순수한 바다를 마주하는 것이다. 끝도 없이 푸른 뉴칼레도니아의 바다는 마음속 찌든 때까지 씻어 내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수도 누메아에서 갈 수 있는 명소를 들여다봤다.
일데뺑 - 뉴칼레도니아에 왔다면 꼭 가봐야 할 곳
1774년 영국의 탐험가 쿡 선장이 ‘소나무의 섬’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된 일데뺑(Île des Pins)은 뉴칼레도니아가 고이 간직한 보물섬이다. 섬은 길이 18㎞, 너비 14㎞ 정도의 크기이며 현지인들에게는 태양의 섬이라는 뜻의 ‘쿠니에(Kunie)’라고도 불린다. 일데뺑에 들르지 않는다면 뉴칼레도니아에 갔다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유명한 명소. 누메아에서 경비행기로 20분 정도 걸리는 일데뺑은 이름 그대로 침엽수림인 소나무가 빼곡히 자라는 자연경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로만 천연풀장 - 거대한 자연의 수족관을 경험하다
일데뺑의 소나무와 바다의 어우러짐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은 오로만 천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이다. 일데뺑의 르메르디앙 호텔 근처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닿는 곳으로 일데뺑을 대표하는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이곳은 해수면 높이의 바위가 바닷물을 막아 형성된 것으로 파도가 거의 일지 않아 수영장처럼 물이 잔잔하다. 하지만 바닷물이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수심 1~2m 정도 물속으로 들어가면 형형색색 산호와 열대어가 놀랄 만큼 많다. 주변에는 아로카리아 나무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으며 스노클링을 하다 보면 거대한 수족관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카누메라·쿠토 해변 -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를 걷는다
일데뺑에는 눈이 부실 듯한 하얀 모래로 유명한 카누메라 해변(Baie de Kanuméra)과 쿠토 해변(Baie de Kuto)이 있다. 명화 속 바다 풍경을 옮겨놓은 듯한 멋진 해변이다.
쿠토 해변은 4㎞ 길이의 화이트 샌드로 라이트 블루에서 다크 블루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색의 바다가 포인트다. 신발을 벗고 해변을 걸으면 뜨거운 태양에 따뜻해진 눈을 밟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카누메라 해변은 돌출된 섬과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가까운 쿠토 해변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고사한 나무가 해변 여기저기에 누워 있는데 현대 미술 작품을 옮긴 듯한 오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다에 우뚝 서 있는 신성한 바위(Sacred Rock)다. 카누메라 해변 풍경의 백미를 이루는 것으로 소나무를 잔뜩 얹은 바둑돌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죽은 나무와 다채로운 빛깔의 바다, 유려한 곡선을 보여주는 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은 걸음을 붙잡을 만큼 큰 감흥을 선사한다.
생 모리스 기념비 - 신앙의 공존을 볼 수 있는 곳
바다를 등진 채 서 있는 생 모리스 기념비(Statue St-Maurice)는 일데뺑에 가톨릭을 처음 전파한 선교사를 기념하기 위한 곳으로 그가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던 장소에 세운 것이다. 특이한 것은 기념비 주변에 일데뺑에 거주하는 부족들을 형상화한 조각물들이 둘러 서 있다는 것.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신앙이 자연스레 공존하는 모습은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노깡위 섬 - 평화로운 바다에 떠 있는 하얀 신기루
일데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노깡위 섬(Nokanhui island)은 뉴칼레도니아의 매력을 응축해놓은 공간이다. 지구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환상적인 섬의 모습은 뉴칼레도니아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이미지이기도 하다.
일데뺑 해변에서 30여 분 정도 배로 가면 하얀 모래사장이 신기루처럼 나타난다. 파란색으로 정의할 만한 모든 물감을 죄다 뿌린 듯한 바다 위에 떠 있는 무인도가 노깡위 섬이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감탄사도 막아버릴 지경이다. 섬에 내린 후 신발을 벗고 눈처럼 하얀 모래 위를 걷다 보면 더욱 초현실주의적인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섬 끝에 놓인 하얀 고사목 더미는 자연이 얼마나 훌륭한 예술가인지 깨닫게 해준다. 고사목 주변에서 바라보는 바다 모습은 인간의 언어로 쉽게 표현하기 어렵다. 산호가 부서져 바닥에 깔린 얕은 바다에서만 나타나는 오묘한 파란 빛이 눈을 물들인다. 인간이 만든 어떤 물감으로도 재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정경. 연인들끼리라면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더욱 낭만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메데 등대섬 - 산호섬의 이색적인 풍경을 한눈에
뉴칼레도니아 섬 중 관광객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장소로 꼽히는 곳이 아메데(The Amédée Lighthouse) 등대섬이다. 누메아의 모젤항에서 운항하는 쾌속선을 타고 약 40분 정도면 닿는 곳으로 당일 여행지로도 인기다.
섬에 도착하면 높이 솟은 하얀 등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20층 빌딩에 해당하는 56m의 높이로 1862년 프랑스에서 만든 것이다. 워낙 크다 보니 1,265조각으로 나눠 이곳으로 보냈으며 1865년 나폴레옹 3세 부인의 생일에 처음 점등됐다. 섬 주변에 산호가 많아 난파 사고를 방지하고자 만들었지만 이제는 섬의 상징이자 관광 상품이 됐다. 전망대까지는 247개의 원형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코발트 빛으로 물든 바다와 섬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메데 섬에서는 등대 구경과 더불어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거나, 바닥이 유리로 된 글래스보텀 보트를 타고 바다거북이와 수많은 종류의 열대어들을 관람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밖에도 스노클링, 라군 투어, 코코넛 나무 오르기, 원주민 전통 공연과 함께 하는 점심 식사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아메데 등대섬으로 가는 배는 일주일에 4번 운항한다.
뉴칼레도니아, 어떻게 갈까?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는 에어칼린(Aircalin)을 타고 일본 도쿄나 오사카, 호주, 뉴질랜드 등을 통해 갈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칼린은 1983년 창립한 항공사로 현재 누메아에서 일본 도쿄,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피지 난디, 프렌치 폴리네시아 파페에테, 바누아투 포트빌라 등을 연결 중이다.
도쿄 나리타에서는 주 5회(화·수·금·토·일요일) 낮 12시 15분에 누메아로 출발한다. 오사카에서는 주 2회(월·목요일) 오전 11시 30분 누메아로 떠난다. 비행시간은 약 8시간 40분 소요된다. 구간별 무료 스탑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더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신혼여행객 사이에서는 호주 시드니를 경유해 뉴칼레도니아 입국 후 일본을 거쳐 돌아오는 노선이 인기다.
김명상 한경텐아시아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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