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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근호 기자 ] 지난 9월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총을 든 남성의 동상이 세워졌다. AK-47 소총을 개발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의 동상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영웅으로 통한다.
칼라시니코프는 1919년 러시아 중남부 쿠리야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 집에서 기계를 만지며 놀았다. 처음엔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했는데, 열네 살엔 고장 난 브라우닝 권총을 구해 직접 수리하기도 했다.
그는 1938년 러시아군에 징집돼 전차부대 기술병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41년 전투 중 다쳐 약 2년간 병원에 있으면서 많은 군인이 총기 고장으로 전투에 어려움을 겪는 사실을 알게 됐다. 퇴원 후 무기 개발 관련 부대에 배속됐고 1947년 AK-47을 개발했다. AK는 자동소총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abtomat’와 자신의 이름 첫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숫자 ‘47’은 개발한 연도를 가리킨다.
AK-47의 위력은 베트남전에서 드러났다. 미군의 M16에 비해 명중률은 떨어졌지만 웬만해선 고장이 나지 않았다. AK-47과 이를 개량한 AK-74는 게릴라와 테러범이 쓰는 총으로도 유명하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최후의 순간에 들고 있던 총도 AK-47이었다. 칼라시니코프는 “AK-47은 방어를 위한 것이지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테러범이 쓰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2013년 12월23일 94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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