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꿈꾸던 공학도, '밥 벌이' 고민 끝에 창업
고준성 텐핑 대표 "1인 마케팅 선두주자 될 것"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스마트폰 혹은 노트북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유목민)의 꿈은 더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국민 부업' 애드셰어링 서비스 텐핑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1인 마케터로의 삶을 실현한다.
공학도 출신인 고준성 텐핑 대표는 카이스트 박사과정 시절 소설가를 꿈꾸다 '밥벌이'에 대해 고민을 했다. 이후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1인 미디어 '블로거뉴스'를 만들고 온라인 시대에 결국 광고만이 글 써서 먹고 살기의 해법이라 판단했다.
그의 오랜 고민은 제일기획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구체화 됐다. 사업계획 공모 최고상을 수상해 사내 TF를 거쳐 독자적인 법인 '텐핑'을 설립했다. 고 대표는 '텐핑'이 10년간의 커리어가 모두 담겨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누구나 밥벌이를 해야 합니다. 때로는 사업을 해야하는 일도 더러 있죠. 사업의 절반은 '알리는 일', 즉 광고라고 봅니다. 광고는 때로는 우리들을 짜증스럽게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산업입니다."
텐핑은 거리에서 하던 전단 배포 아르바이트를 컴퓨터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자신의 의지에 한해 할 수 있게 한다. 광고주가 텐핑에 올린 콘텐츠를 이용자는 블로그, SNS 등에 '광고'로서가 아닌 정보성 형태의 글로 '소문내기' 하면 된다.
이용자가 유통한 글이 네티즌들에게 읽힌 경우 광고비의 일부가 계정에 쌓이게 된다. 인출을 신청하면 각 등급에 따라 당일, 주별, 월별 입금 된다. 텐핑은 일종의 네이티브 광고 네트워크로 콘텐츠 유통자들의 수익 모델이다. 이 플랫폼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온라인 마케팅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고준성 대표는 텐핑을 통해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피스 멤버와 1인 마케터들이 모여 함께 윤택한 삶을 디자인하는 것을 지향한다"며 텐핑의 핵심가치를 설명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시장은 과열화되고 있다. 고 대표는 스마트폰에서 미스 터치를 유발하는 광고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진정한 광고 효과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광고주의 돈을 가져오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텐핑은 그래서 광고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사업모델을 구성했다. 광고를 스마트폰과 SNS에 맞게 바로 세우고 광고 산업에 유통되는 자본을 생산자-유통자들에게 합리적으로 셰어하겠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스마트폰과 SNS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UX)를 제공해 비슷한 서비스 중 가장 대중적으로 쉽게 사용되는 점이 '텐핑'의 장점"이라며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난 2년간 업계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텐핑의 자신감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서 나온다. 고 대표와 직원들은 광고 효과를 높이고 파악하기 위한 여러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2015년 설립일이래 4건의 특허를 등록했을 정도다.
미스 터치가 많은 모바일 클릭형 광고에서 콘텐츠 수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실제 콘텐츠를 확인한 확률을 계산하고 광고비를 차등 배분하는 바이럴 마케팅 제공 시스템이 그중 하나다. 이 기술은 마케터의 트래픽 퀄리티를 정확히 체크하고 광고주를 보호한다. 또 광고주에게 마케터의 활동 현황을 다각도에서 보여주고 동종업계 경쟁 광고주가 마케터에게 주는 특별 단가를 보면서 함께 비딩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집에서 하는 재택 알바, 텐핑에 대한 입소문도 났다. 누적 수익 3억 원이 넘는 마케터가 생기자 '텐핑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지식인에 글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텐핑은 1인 마케터간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한 성장을 권장한다. 2017년 하반기부터 영웅 마케터들이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는 '텐핑 스파르타'를 운영 중이다. 고 대표는 "일방향 강의 형태가 아닌 지속적 상호작용을 통해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라며 "백 마디 말보다 직접 '텐핑 스파르타'를 경험하라"고 추천했다.
텐핑은 2018년 매출 200억 원 돌파가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1인 마케터를 전문성을 가진 직업군으로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다. 고준성 대표는 "2017년 프로마케터에게 4대 보험은 물론 여러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향후 펀드매니저 못지않은 전문 직업인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1인 마케터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은 광고회사처럼 마케팅 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텐핑과 제휴해 더 탄탄한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일본 법인 설립 등 글로벌 진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갈 것입니다. 텐핑은 현재에도 향후에도 1인 마케팅 업계의 선두주자일 것입니다."
◆ 하이서울 브랜드란
서울시와 SBA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서울시 홍보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을 활용해 만들었다. 세계 10대 도시 서울의 브랜드 파워를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SB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을 주고, 다양한 마케팅 지원으로 이들 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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