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
[ 이지훈 기자 ] “보호주의 확산으로 발생한 무역장벽을 돌파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게 내년에 한국이 풀어야 할 양대 숙제입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21일 ‘2018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세계적으로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 원장은 “주요 국가의 관세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반덤핑관세, 무역기술장벽(TBT) 등 비관세장벽을 활용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다”며 “새롭게 추가된 무역제한조치가 2010년 267건에서 2016년 855건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샌드위치 무역 압박’을 펼치고 있는 점도 골칫거리다. 현 원장은 “미국은 한·미 간 통상 불균형과 환율문제를 연관시키고 있고,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처럼 외교·안보 문제를 통상과 결부시킨다”며 “이런 상황에선 자유무역협정(FTA)을 잘 활용하는 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미 FTA는 절차에 따라 재협상을 진행하면서 민관 합동으로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며 “정부가 시장규율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환율관리에 나서는 것도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이 지금까지의 수출지향적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내수 위주로 정책방향을 선회한 것도 큰 변화 요인으로 꼽았다. 현 원장은 “광공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중국의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중간재와 투자재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한국에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현 원장은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이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선 서비스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서비스산업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턱없이 모자란다”며 “중소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서비스를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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