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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세상과 소통하는 법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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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 엄철우 役 정우성 인터뷰



영화를 단순히 재미로 보는 시대는 지났다. 감독과 배우는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관객을 넘어 세상과 소통한다.

정우성, 곽도원 주연의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가 지난 14일 개봉했다.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피신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의 일촉즉발 핵전쟁 위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정우성과 작품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한반도 재난 상황을 다룬 무거운 주제의 영화를 내놓은 만큼 그의 태도도 다른 때보다 차분해 보였다.

"핵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을 하는 영화입니다. 배우로서 그 관점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두 대통령의 정치적 입장, 그리고 두 철우의 인간적인 만남이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할 것 같아요."

극 중 정우성은 북한의 권력 1호와 함께 쿠데타를 피해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 역으로 열연했다. 평양 사투리부터 강도 높은 액션신까지 완벽히 소화해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는 북한에 무관심해진 상태예요. 옆에 붙어있는 나라인데 먼 나라처럼 생각하죠. 뉴스를 봐도 드라마 보듯이 볼 때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북한을 향한 우리의 자세가 어때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북한 다큐멘터리를 참고하고 감독님과 엔딩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강철비'는 관객에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대한민국이 처한 핵문제, 그리고 그 해결책까지 신중히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메시지는 시나리오에 그대로 담겼고, 정우성의 출연 결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저는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표현하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들을 때 재미를 느껴요. 영화를 보고 어떤 것이 이슈화되는가 하면 어떤 것에는 비판이 있어서 활발한 이야기가 나눠질 때 가장 재미있거든요."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정우성은 1997년 방황하는 청춘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비트'를 통해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그때부터 알게 됐다. 영화가 사회에 끼치는 파장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영화가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그리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미 20대 때 경험했어요. 그런데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을 잘 몰랐죠. 그래서 상황이 멋들어진 영화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나 봐요. 40대가 돼서야 그 방법을 알게 됐네요.(웃음)"

정우성은 '강철비'로 인해 조금 더 성장했다. 영화 한 편을 찍으며 느끼는 무게와 책임감. 배우 정우성이 오늘도 숨차게 달리는 이유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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