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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건강 관리] 冬장군이 몰고온 천식·피부건조증… "물 많이 마시고 잦은 목욕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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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락근 기자 ] 이달 들어 동장군이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가면서 올 들어 서울에 첫 한파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겨울철에는 동상 저체온증 등 추위로 인한 한랭 질환뿐만 아니라 천식 피부건조증 등 찬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인한 질병도 늘어난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바이러스성 장염 등 감염성 질병 환자도 많아진다. 추운 날씨 탓에 운동량이 줄고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 술자리에서 음주량이 늘면서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독감 예방으로 천식 악화 막아야

찬 공기에 직접 노출되는 호흡기는 겨울철 질환에 취약하다. 겨울철 악화되는 천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2만9150명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주위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기관지 염증이 찬 공기와 접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고 했다.

천식은 한 번 걸리면 기관지에 끊임없이 염증이 생긴다. 이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도 염증 유발 요인들을 피하고 천식 약을 통해 기관지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강 교수는 “찬 공기는 염증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며 “외출할 때는 마스크와 머플러로 목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감기는 천식 증세를 악화시키는 직격탄”이라며 “겨울이 되기 전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건조하지 않게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에는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건조증 환자도 늘어난다. 기온이 낮아져 땀 분비가 줄어들고 건조한 기후로 피부 표면의 각질층에 함유된 수분량이 감소하면서다. 서대헌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에 건조한 인설이나 홍반이 나타나는 것을 건조성 습진이라고 한다”며 “가을부터 겨울로 갈수록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면서 피부과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점점 증가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 건선 등도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악화되는 대표적 질환이다. 서 교수는 “피부건조증에 의한 가려움증을 예방하려면 잦은 목욕을 피하고, 목욕 후에는 피부의 습기를 유지해 주는 보습제 로션을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실내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하고, 옷을 가볍게 입어서 비교적 서늘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가렵더라도 긁지 말고 보습제를 바르는 방식으로 가려움을 견뎌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시 못할 겨울철 식중독

겨울철은 감염병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여름보다 환자가 많아지는 감염병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겨울철 급성설사질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영하의 온도에서도 생존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겨울에 기승을 부리며 집단 감염을 일으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3~9일 바이러스성 급성설사질환으로 신고된 환자 중 69%가 노로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피부에 대한 부착력이 강하다”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침이나 분변을 직접 만졌을 때는 물론이고 조리한 음식물, 만졌던 손잡이를 잡기만 해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식은 피하고 음식물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임 교수는 “가열힌 음식이라도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식품 위생관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발생하는 급성 열성 혈관염인 가와사키병 환자도 겨울에 증가한다. 의학계에서는 가와사키병의 원인으로 꼽고 있는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 겨울철에 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기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에서 해마다 5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와사키병은 다른 감염병과 증세가 비슷한 탓에 대수롭지 않게 보고 넘기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거대 관상동맥류 등 합병증이 생겨 심근경색이나 심한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심뇌혈관계질환에 지장… “연말 과음 자제해야”

연말에는 과음을 하게 돼 간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이 많다. 유수종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 손상의 정도는 알코올 도수가 아니라 알코올양에 비례한다”며 “1주일에 남자는 소주 3병, 여자는 소주 2병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술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에 소주 7~8잔 분량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면 알코올성 간경화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술을 마신 뒤 2~3일간은 금주해 지친 간이 회복될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과도한 음주는 심뇌혈관계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겨울철 아침에 외출 시 급작스럽게 찬 공기를 마시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전날 과음까지 하면 다음날 아침에 심장 부정맥이 발생하고 돌연사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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