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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주가 급등'… 식품주의 흥행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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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해외서 히트
삼양식품 '사상 최고가'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출시 후 반등

인기 사그라들면 내리막 타기도



[ 송종현 기자 ] “대형마트에서 어떤 상품이 많이 팔리는지를 보고 그 상품을 만든 기업에 투자했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자신이 쓴 책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에서 밝힌 투자 노하우다. 린치는 피델리티자산운용에서 1977년부터 ‘마젤란 펀드’를 운용해 13년간 연평균 29.2% 수익률을 올렸다.

한때 투자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이런 방식은 요즘 여의도 애널리스트들에겐 구식으로 통한다. 실적이 좋지 않아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바이오주, 4차 산업혁명주 등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수백 배로 높아지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피터 린치식 투자법이 여전히 유효한 업종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식품주가 대표적이다.


◆불닭볶음면 대박에 삼양식품 급등

삼양식품은 요즘 식품업종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으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7월14일 4만6000원(종가)으로 전저점을 찍은 삼양식품은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14일 사상 최고가인 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반기 들어 삼양식품이 급등세를 탄 데엔 해외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이 히트를 친 게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유학 온 영국인 유학생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등이 퍼지면서 해외에서 입소문이 났다. 대형마트 대신 유튜브가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역할을 한 셈이다.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삼양식품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급격이 증가하고 있다. 3분기 이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203억원,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0%, 50.00% 늘었다.

하이트진로가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내놓은 뒤 반등에 성공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연초 이후 한동안 1만9000원~2만1000원 박스권에 갇혀 있던 하이트진로는 4월25일 필라이트를 선보인 뒤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300원(1.28%) 오른 2만3650원으로 마감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국내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90% 증가했다”며 “필라이트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종에선 히트상품의 등장이 주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흐름이 과거에도 자주 나타났다. 비상장 기업인 팔도의 ‘꼬꼬면’을 시작으로 하얀국물 라면 열풍이 분 2011년엔 ‘나가사끼 짬뽕’을 내놓은 삼양식품이 하반기에 급등세를 탔다. ‘진짬뽕’(2015년 출시)의 오뚜기, ‘허니버터칩’(2014년)의 크라운해태홀딩스도 해당 제품이 나온 뒤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짝 급등’ 종목도 많아

히트상품 등장 후 단기간에 급등했다가 해당 제품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급락한 사례도 적지 않다. 삼양식품은 나가사끼 짬뽕이 인기를 끌던 2011년 11월 이후 연말까지 두 달 만에 68.36% 뛰었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CJ제일제당 동원F&B 등 종합 식품기업은 이런 흥행 공식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투자 유의점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 업체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특정 제품의 인기몰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33%다. 물류사업 비중이 39%로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반응이 투자에 아이디어를 줄 수 있지만 해당 종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린치 역시 “특정 제품 인기가 해당 종목을 분석할 이유는 되지만 그것만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는 없다”며 “회사 실적, 재무 상태,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투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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