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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18!] 낮엔 투어 뛰고 밤엔 레슨 '투잡스족'… "내년엔 3연승 노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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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해 '3연속 준우승' 진기록 세운 최민철

프로 가르치는 프로
대회 출전하며 시간 쪼개
KLPGA 유망주들 가르쳐

"돈이 목적 아닌 후배와의 약속
되레 리듬 템포·집념 배워 소득
내년 첫승 따고 PGA 꼭 갈 것"



[ 이관우 기자 ] 투어 프로는 직장이 골프 대회장이다. 3~4일 걸리는 대회 라운드와 연습라운드, 프로암 등을 소화하려면 거의 매일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해야 한다. 그래서 투어 프로들은 아무리 경제적으로 쪼들린다 해도 레슨을 거의 하지 못한다. 시간적 여유도 없지만, 일부러 피하는 측면도 있다. ‘제자’들의 스윙을 고쳐주다 자칫 리듬 템포가 뒤섞여 자신의 스윙이 망가질 수 있어서다.

투어 프로 7년차 최민철(29·사진)은 그런 면에서 독특하다. 낮에는 투어를 뛰고 밤에는 짬짬이 레슨을 하는 ‘투잡스’ 족이다. 그러고도 올해 16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3회 등 ‘톱10’에 여섯 번 들어 상금 랭킹 12위에 올랐다.

“돈이 목적은 아니고요. 후배 프로와 한 약속을 지키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힘들긴 하지만 계속하려고요. 약속도 약속이지만 제가 더 배운 게 많거든요.”

그의 애제자 중 한 명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부 투어 유망주 박소연 프로(25·문영그룹)다. 지난 10일 2018 KLPGA 개막전 효성챔피언십에서 5위를 차지해 ‘스승’을 뿌듯하게 했다. 최민철은 “부정적 생각을 많이 했던 나와 달리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려는 제자의 마음가짐에 자신을 돌이켜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민철 역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8 시즌 기대주다. 올해 막판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해 ‘세컨드 맨’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샷감이 빳빳하게 살아 있다.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은 KPGA에서 처음 있는 일. 그는 “때가 왔다는 느낌”이라며 “내년엔 3연속 우승을 목표로 원없이 뛰겠다”고 했다.

생애 첫 승은 루키 시절이던 6년 전에 그의 몫이 됐어야 했다. 데뷔 두 번째 대회인 볼빅군산CC오픈 3라운드까지 6언더파 단독 선두로 질주해 파란을 일으키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8오버파로 무너져 공동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군기가 바짝 들었던 루키 시절이라 마지막 날 전반에 예상치 못한 실수로 벌타를 받는 해프닝이 있었어요. 이후 샷이 엉키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홀까지 돌아오지 않더라고요.”

그는 이후 ‘완벽한 스윙’에 골몰했다. 자신의 스윙을 받아들이지 않고 변화만을 추구했다. 그러나 우승 기회는 좀체 다시 오지 않았다.

시드까지 잃은 2016년이 변곡점이 됐다. “모든 걸 내려놓으니까 스윙이 찾아지더라고요. 갈팡질팡하던 스윙이 갑자기 좋아진 배경이죠.”

지난 시즌 63.98%였던 페어웨이 안착률이 올해 69.23%로 껑충 뛰는 등 샷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다. 무엇보다 64.01%였던 그린 적중률이 77.4%로 수직 상승했다. 최민철은 “그렇게도 안 되던 페이드와 드로를 원하는 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게 나 자신도 신기하다”며 “샷 메이킹이 되니까 쇼트게임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두 분이다. 중학교 1학년이던 그에게 뉴질랜드 유학을 권한 친아버지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오갈 데 없던 그에게 골프를 더 배울 수 있게 연습생 자리를 알아봐 주고, 용돈까지 챙겨준 한 사업가가 두 번째 아버지다.

“내년엔 첫 승을 빨리 따내 두 분 모두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전도 시작해야죠. 누가 뭐래도 포기할 수 없는 꿈이잖아요.”


■ 원포인트 레슨

"백스윙이 어렵다고요?…오른쪽 엉덩이부터 돌려보세요"

최민철 프로는 아마추어 골퍼가 아니라 프로들을 가르친다. “별로 하는 게 없다”는 게 그의 말이지만 프로들 사이에선 ‘족집게’로 꽤 입소문이 나 있다. 스윙을 쉽게 하는 법을 물었더니 ‘백스윙부터 쉬워야 한다’는 답이 금세 돌아온 걸 보면 명성이 허투루 얻어진 건 아닌 듯했다.

“대개 아마추어들은 손목 코킹이나 클럽 헤드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백스윙을 시작하잖아요. 이게 틀린 건 아닌데,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백스윙은 엎어 치거나 손으로만 치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는 악성 슬라이스나 풀 훅 등 ‘문제적 샷’의 원인이 되기 일쑤다. 하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만큼 비거리 손실도 상당하다.

그는 불필요한 힘을 들이지 않고 백스윙을 하는 요령으로 오른쪽 엉덩이 회전을 주문했다. “시작을 손이나 어깨가 아니라 힙턴부터 하는 겁니다. 오른쪽 엉덩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린다는 느낌으로 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면 몸통이 엉덩이 회전에 이끌려 회전하게 되고 이 몸통 회전이 팔과 클럽을 회전시켜 자연스럽게 테이크어웨이와 미들 백스윙, 백스윙 톱이 한 번에 만들어지기 쉽다는 설명이다. 물론 동작 순서가 그동안의 것과는 판이하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하다. 그는 “스윙이 잘 안 될 때 이런 식으로 연습한 뒤 스윙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했다.

■ 최민철은…

▷1988년 서울 출생 ▷일산초-뉴질랜드 세인트 켄티건고 ▷14세 때 아버지 권유로 골프 입문 ▷별명 ‘쌈닭’ ▷2011년 코리안 투어 데뷔 ▷주요 성적 2017 카이도 투어챔피언십 2위 2017 현대해상최경주인비테이셔널 2위 2017 카이도챔피언십 제주오픈 2위 2011 볼빅군산CC오픈 7위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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