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셈이 씨(43·사진)가 전문대 진학을 결심한 건 서른이 넘어서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 수도권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언가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동차 정비사가 자신의 진짜 꿈임을 깨달은 건 그때였다. 금녀의 영역에 용감하게 들어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BMW 여성 마스터(기능장)가 된 유씨의 인생을 바꿔놓은 순간이기도 하다.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년 전문대학 교육포럼’에서 올해 전문대학인상을 받은 유씨는 “어릴 적 본 분주한 자동차 정비소 풍경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며 “그 기억이 내 꿈을 이룬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인생의 항로를 바꾸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문대(여주대) 자동차과에 다시 입학했다. 직업계고등학교에서 자동차 관련 공부를 하고 들어온 ‘띠동갑 동기’들을 따라잡기 위해 2년간 절박하게 살았다. 수업 듣는 틈틈이 준비해 자격증을 땄고, 방학에는 정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남들보다 늦은 데다 여성이 희소한 분야인 만큼 이를 더 악물었다.
유씨가 BMW 여성 마스터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BMW는 정비사 등급을 5단계로 나누는데 마스터는 최고 등급 인증에 해당한다. 그는 BMW 주최 국제기술경진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우승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유씨와 함께 졸업생(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 자격으로 상을 받은 홍성연 사회복지법인 보현재단 이사장은 무료 진료·급식, 장학금 지급 등 지역 노인과 취약계층을 돕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신설 교원 분야에서는 정명화 동의과학대 교수와 최상철 백석문화대 교수가 상을 받았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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