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매각 나선 '동대문 패션 신화'
온라인몰 '스타일난다' 매각주관사 선정
22세 때 패션 스타트업 창업
동대문 옷 온라인 판매로 시작
화장품·인테리어로 영역 확장
백화점·면세점서 서로 모셔가
몸값 5000억 넘을 듯
창업 12년 만에 매출 1300억
롯데·신세계백화점 등 인수 후보로
화장품 브랜드 '3CE' 놓고도 글로벌 기업들 높은 관심
[ 민지혜/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4일 오후 3시53분
국내 패션업계에서 ‘스타일난다’는 온라인몰의 성공 신화다. 월 매출 1000만원의 ‘동대문시장표 온라인 쇼핑몰’이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와 인테리어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스피크 언더 보이스’ 등 자매 브랜드를 거느리며 1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소희 대표(사진)가 동대문시장에서 산 옷을 인터넷에서 팔기 시작한 지 12년 만의 일이다.
스타일난다는 온라인 쇼핑 성장과 한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국내 영업에 주력하던 2011년까지만 해도 스타일난다는 매출 339억원에 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회사였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가요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한류에 이어 ‘K패션’ ‘K뷰티’ 바람이 불면서 창업 10년 만인 2014년 매출 1000억원(1151억원)을 넘어섰다. 통통 튀는 ‘섹시발랄’ ‘센 언니’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20~30대 젊은 여성을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2년 9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매장을 열면서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의 백화점 진출 시대를 열기도 했다. 2013년 ‘CNN이 선정한 한국의 핫 브랜드 10’에 오른 데 이어 2014년부터 MCM 라인프렌즈 아모레 등을 누르고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위로 자리잡았다. 현재 롯데백화점 및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등 국내 14개 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등 13개 면세점에 입점해 있다.
해외 진출 속도도 가파르다. 글로벌 화장품 유통채널인 세포라를 통해 한류와 K뷰티 인기가 높은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홍콩 필리핀 일본 중국 영국 등에 2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상륙한 데 이어 중국에 150개 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이처럼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김 대표 스스로가 전문경영인 영입 필요성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스타일난다 관계자는 “아직 경영권 매각 계획은 없지만 투자유치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본과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국계 증권사를 매각주관사로 정한 것도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분을 넘어 최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패션사업에 대한 김 대표의 애정이 크기 때문에 소수 지분을 파는 투자금 유치 거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 지분을 넘기더라도 경영은 김 대표가 계속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일난다=김소희’라는 상징성 때문에 김 대표의 지분 일부와 대표 지위를 보장해 브랜드 운영을 맡길 것이란 관측이다.
매각 측은 국내외 유통 및 화장품 기업과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매각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을 강화하려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이 인수후보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로레알과 일본 시세이도 등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게 매각 측 설명이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은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브랜드인 3CE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지혜/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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